"이번에는 믿어도 되나요"

"공식 보도자료를 냈으니 믿어도 될 겁니다"

20일 기자와 독자간에 오간 대화 한토막이다.

쌍용증권이 미국 증권사인 프라이드맨빌링스램지(FBR)에 지분을 매각키로
했다는 발표가 나오자 "진위"를 묻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그동안 수차례 매각설이 나왔지만 무산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우려를 입증하듯 FBR사는 이를 즉각 부인했다.

"쌍용에 투자할 계획이 없으며 투자계획에 대한 합의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쌍용측은 증권거래소가 사실여부를 확인하자 처음에는 발표사실 자체도
인정하지 않았다.

기자들의 요구로 21일 오전 거래소에 나타난 회사측 관계자는 "협상을
진행중인 것은 사실이다"고 우기면서도 의향서 교환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발뺌했다.

해외 매각설은 증시에서 최대 호재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정부도 하반기중
부실 증권사를 폐쇄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시점이긴 하다.

그러나 하루면 드러날 사실을 기만하는 쌍용측의 태도는 정말 이해키 쉽지
않다.

쌍용의 발표는 투자자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에게도 큰 피해를 입힐 전망
이다.

매각사실을 믿고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
하고 기업들은 그렇지 않아도 좋지 못한 대외 신뢰도에 더욱 상처를 받게
됐다.

한 외국증권사 관계자는 "결산보고서를 봐도 기업내용을 알수 없고 회사의
공식 발표도 믿을수 없으니 어떻게 한국기업에 투자를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최인한 < 증권부 기자 janu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