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업체와 해운업체가 컨테이너 사용료 인상폭을 둘러싸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해운업체들이 최고 20%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비해 컨테이너를
이용해 제품을 수출하는 전자업체등은 한자리수 이상의 인상은 불가하다며
맞서고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조양상선등 해운업체들은 미국항로의
컨테이너 사용료를 현재의 개당 1천5백달러에서 1천8백달러로 3백달러(20%)
올리기로 했다.

유럽항로로 나가는 컨테이너도 1천3백-1천5백달러에서 1천6백-1천8백달러로
인상키로 방침을 결정, 수출업체에 이미 통보했다.

해운업체들은 수출업체에 보낸 통지문에서 수출입 물동량의 불균형으로
수출품을 싣고나간 뒤 빈상태로 돌아오는 컨테이너가 많아 수송비등을
감안할 때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이후 원화약세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물량은
크게 늘었으나 수입이 큰폭으로 감소, 10개의 컨테이너가 나가면 5-6개
이상이 빈 상태로 들어올 정도라고 해운업체들은 설명했다.

이에 비해 전자업체등 수출업체들은 컨테이너 이용료의 인상은 제품의
수출경쟁력 약화에 곧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들어주기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를 빈상태로 들여와야하는 해운업체들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하나 한자리수 이상의 인상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예컨데 업체당 월3천-5천대의 컨테이너를 이용하는 미국항로의 경우
이용료를 해운업체의 요구대로 3백달러 올려주면 연간 1천만달러이상
추가부담해야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컨테이너 이용료는 1년에 한번씩 5월께 조정하나 올해에는 해운업계와
수출업계의 시각차가 좁혀지지않아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