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폰 GE(제너럴 일렉트릭) 등 미국 유수의 기업들이 외환위기에 빠진 한국
등 아시아국가의 기업매물을 헐값에 인수하기 위해 최소한 수십억달러에서
수백억달러까지 무더기 투자를 추진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 통신에 따르면 GE는 향후 4년동안 아시아 지역에 3백억-4백억달러를
투입, 기업을 집중적으로 사들인다는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GE의 잭 웰치 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아시아에 대한 투자는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GE는 유럽이 경기 침체에 빠져있던 90년대 초 이 지역의 기업매물 등에
1백70여억달러를 투자, 두 배 이상의 차익을 올린 적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GE측은 "아시아 투자계획은 유럽 투자전략의 연장선상에서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함께 미국 최대의 종합화학업체인 듀폰도 최근 아시아 지역의 공장과
설비 등의 자산을 할인가격에 인수하기 위한 특별예산으로 10억달러를
긴급편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코카콜라 코닥 GM(제너럴 모터스) 등도 아시아 투자확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코카콜라의 더글러스 아이베스터 회장은 지난달 중국 상하이(상해)와
대만지역 공장 준공식 참석차 아시아를 순방했을 때 "지금이야말로
아시아에 투자할 적기"라고 강조했었다.

이와관련, 미국의 투자 알선기관인 에버그린 인베스트먼츠사 관계자는
"지난6개월 동안 상당수 미국 회사들이 아시아의 기업자산을 시세보다
싼 값에 사들이는 등 톡톡히 재미를 봤다"며 "아시아 외환위기가 미국
기업들에게는 더 없는 호재"라고 말했다.

듀폰의 찰스 홀리데이 사장은 "아시아 국가들이 향후 몇년 간은 고전을
거듭하겠지만 펀더멘틀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아시아에 대한 투자가치는
무궁하다"고 강조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