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대만등 동아시아 3개국 석유화학 업계는 자율적인 감산을 통해
유화제품의 국제가격을 안정시키기로 합의했다.

22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제20회 동아시아석유화학회의(EAPIC)에
참가한 3국 유화업계 대표들은 최근 아시아 각국이 달러 확보를 위해 과도한
수출 경쟁을 벌임으로써 제품 가격하락은 물론 역내 석유화학 산업의 기반을
잠식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역내 석유화학 제품의 안정을 위해서는 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3국의 석유화학업체들은 아시아 지역의 석휴화학 제품 수급
안정을 위해 지나친 증설을 자제하는 한편 추가 가격하락 방지를 위한 생산
조절에 적극 협력키로 했다.

일본석유화학공업협회 아키오 고사이 회장은 "일본 석유화학 업체들은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석유화학 제품 수요 감소에 대응해 현재 생산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수년간 일본의 생산 능력이 늘지 않았고 앞으로도 생산능력은
물론 역내 수출 역시 증가하기보다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이정환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회장은 이에대해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한국
의 유화업계는 이미 착공된 사업을 제외하고는 신.증설의 시기와 규모를
신중히 재검토하고 있다"며 "특히 신규 NCC(나프타 분해공장)건설을 추진하는
업체는 없다"고 말했다.

프레스톤 첸 대만석유화학공업협회 회장은 "아시아 금융위기가 대만내 NCC
증설계획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석유화학 제품 생산능력 조절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감산 공동대응, 수출가격 유지등 민감한 용어를
피하면서 공동성명도 채택하지 않아 유럽과 미국등 역외권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신경쓴 흔적이 역력했다.

한편 현대석유화학 삼성종합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회의와 별도로
영업팀을 파견해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제21차 회의는 내년 5월 서울에서 열린다.

< 타이베이=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