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기업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것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나 직접적
실업급여지급보다 경제회복과 실업억제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22일 예산청에서 열린 실업대책 세미나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김대일
박사는 "실업전망과 대응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박사는 정부예산 1조원을 <>금융구조조정 <>SOC투자 <>실업급여지급 등
세분야에 각각 투입했을 경우 시뮬레이션(모의실험)분석결과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분석 결과 금융구조조정작업에 1조원을 투입하면 실업억제효과는 올해
0.082%포인트, 2000년까지 누적으론 0.299% 포인트로 나타났다.

SOC투자를 할 경우 이 효과는 올해 0.074%포인트, 2000년까지 0.041%포인트
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흔히 대형공공사업투자를 통해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현재의 조건상 실질적인 실업억제효과는 미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1조원을 실업급여 지급에 사용하면 실업억제효과는 더 떨어져 올해
0.024%포인트, 2000년까지 누적기준으로 0.012%포인트에 그쳤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구조조정 투입시 98년 0.206%포인트, 99년
0.449%포인트, 2000년 0.748%포인트 상승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업급여에 쓸 경우 98년 0.060%포인트, 99년 0.047%포인트, 2000년
0.029%포인트 오르는데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지급이라는 "단기처방"은 시간이 지날수록 효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김 박사는 금융및 기업구조조정을 신속히 단행하면 금융경색이 해소되면서
금리가 하락하고 국내외 자본이 다시 투자에 나서 일자리가 많아지는 고용
창출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실업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위해서는 먼저 경제 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구조조정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실직자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재취업촉진 고용안정 사회안전망확충 등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단기적인 대책으로는 영세민과 실직자에 대해 한시적으로 생계보조수당을
주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박사는 내년도 연평균 실업률은 사상 최고인 7.1%(실업자
1백70만명)로 예상하고 이중 내년 신규실업자는 45만명 가량으로 추정했다.

이는 올해 경제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대량 정리해고 등이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된데 따른 것이다.

특히 내년 예상실업자 1백70만명중 대량 정리해고 및 구조조정과정에 따라
실직한 실업자가 연평균 1백21만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용시장이 심하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들 1백21만명의 실직자중 실업급여 지급대상은 27만여명(22%)에
불과, 실업급여 수혜율이 의외로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고용시장불안에 따라 고용보험가입기간 6개월이상이란 실업급여 대상조건을
충족하는 실직자가 적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김 박사는 앞으로 실업률은 정부의 금융및 기업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2000년을 기점으로 6.1%로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001년 5.3%, 2002년 5.1% 등 실업률이 서서히 낮아지면서 하향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