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나가 히카루 일본대장상이 23,24일 이틀간 캐나다에서 열린 AP
EC재무장관회의에서 "엔화의 국제화"를 공식 천명하고 나서 관심을 끌
고있다.

APEC 재무장관 회담은 인도네시아 사태,동아시아 위기수습방안 등도
논의했으나 일본이 아시아금융위기 해소방안의 하나로 엔국제화 문제
를 다시 제기하고 나섰다는 데서 그 배경에 관심들이 모아졌다.

히카루 대장상은 "아시아 금융위기는 아시아국들이 과도하게 달러에
의존해 있었던 것도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통화의 다양성을 통해 위
험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호주와 한국은 지지의사를 표명한 반면
미국은 즉각 부정적 반응을 보여 대조를 이루었다.

특히 루빈 미재무장관은 "통화의 국제화가 인위적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는 말로 일본측의 제안을 일축했다.

엔의 국제화에 대해서는 일본 대장성내에서조차 부정적 견해가
다수인 것으로 파악되고있다.

특히 대장성 주세국(세제담당)이 반대입장을 분명히하고 있다.

엔을 국제화하기 위해서는 국채투자에 대한 이자소득세(현재 20%
원천과세)를 비과세하는등 세제개편과 대대적인 규제완화가 필요한데
아직 준비가 덜됐다는게 반대파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엔의 국제화는 지난 70년대 국제 환율 체계가 변동환율제로
이행된 이래 계속해서 지적돼온 해묵은 과제의 하나이다.

현재 세계각국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가운데 달러화는 56%를 넘고있는데
비해 엔화는 7%대에 머물러왔다는 자존심 문제도 걸려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장상이 불쑥 엔국제화 문제를 던진 것은 아시아 지역
에 대한 미국의 발언권 강화를 견제하고 유러 출범으로 엔화가 또 한단
계 개별국 통화로 전락하는 것을 막아보자는 의도인 것으로 풀이되고있
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아시아통화기금(AMF) 창설을 추진했던 일본이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있는 것으로도 해석하고있다.

도쿄=김경식 특파원.kimks.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