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위기는 79년 2차 오일쇼크 이후 세계경제에 가장 심각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 등을 차례로 휩쓴데 이어 세계를 공황의 공포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과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소장 프레드
버그스텐)는 최근 미국 워싱턴 DC 칼튼호텔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이정빈)후원으로 "한.미 21세기 위원회 제5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양수길 주OECD대사 버그스텐 소장 사공일 이사장 등 양국
전문가들이 참가, 아시아 금융위기를 진단하고 한.미 양국간 협력방안을
모색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 정리=유병연 기자 yooby@ >

-----------------------------------------------------------------------

[[ 한국과 IMF ]]

에드워드 그레이함 < 미국 국제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현시점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활동을 완전히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한국경제는 지난해 좋지않은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기업들이 경쟁력없는 사업에서 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일부 대기업들은 부도를 냈다.

이들 기업은 해외에서 직접 돈을 빌리거나 은행이 해외에 차입한 돈을
쓰고 있었다.

따라서 이들 기업의 위기는 국제부문의 위기로 번졌다.

원화가치는 더 떨어졌다.

엎친데덮친 격으로 시기도 좋지 않았다.

12월 대선이 한국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몇 개의 재벌을 부도처리하기도 했다.

대마불사 신화를 무너뜨린 것이다.

이는 97년 시련기에 출현한 가장 바람직한 결정일 수 있다.

물론 단기적으론 자산가치를 떨어뜨리고 혼란을 심화시켰다.

IMF의 긴축정책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맞지 않는 신발을 억지로 신는 격이었다.

금리상승은 많은 한국기업들을 부도지경으로 몰고 갔다.

실제로 큰폭의 원화 평가절하는 IMF프로그램을 발표한뒤 발생했다.

금융쇼크는 자산가치 하락을 부채질했다.

부도위험이 커지고 장기수익률이 올랐다.

긴축요구는 IMF의 실책이다.

IMF도 그뒤 다소 물러서긴했다.

IMF프로그램이 도덕적 해이를 야기한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한국은 뭔가 잘못되면 IMF가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돈을
방탕하게 쓴 나라가 아니다.

한국의 내부시스템에 도덕적 해이가 있었을 뿐이다.

IMF구제조건은 이런 도덕적 해이를 제거하기위해 시스템을 개혁하는
내용이다.

IMF는 상대를 잘 만났다.

김대중 대통령은 선거기간중 약간의 문제가 있었지만 IMF로서는 가장 좋은
친구를 얻었다고 봐야 한다.

최근 IMF가 개입한 나라의 지도자와 비교해 보면 명확하다.

그는 관치경제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IMF의 개혁프로그램을 지지한다고 했을뿐만아니라 IMF프로그램과 일치하는
추가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개혁이 성공할 것인지를 판단하기엔 이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