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위기는 79년 2차 오일쇼크 이후 세계경제에 가장 심각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태국 인도네시아 한국 등을 차례로 휩쓴데 이어 세계를 공황의 공포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세계경제연구원(이사장 사공일)과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소장 프레드
버그스텐)는 최근 미국 워싱턴 DC 칼튼호텔에서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이정빈)후원으로 "한.미 21세기 위원회 제5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양수길 주OECD대사 버그스텐 소장 사공일 이사장 등 양국
전문가들이 참가, 아시아 금융위기를 진단하고 한.미 양국간 협력방안을
모색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 정리=유병연 기자 yoo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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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위기와 세계 대응 ]]

마르쿠스 놀랜드 < 미국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지난해 태국 바트화 폭락사태로 촉발된 외환위기는 인도네시아 한국 등
동남아시아 전역을 휩쓸고 있다.

아시아 각국의 화폐가치 하락으로 올해 중국의 무역흑자는 1백20억달러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회복하려면 6%의 위안화 평가절하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도 피해를 입을 것이다.

아시아 경제위기로 미국의 무역수지적자는 4백30억달러 정도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가 경제공황으로 치닫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의 원인 =아시아 각국의 취약한 경제기반과 금융시스템에
있다고 보는 "기초체력론"(fundamentalist)과 심리적인 요인 탓이라는
"심리적 공황론(panic)"이 맞서고 있다.

위기의 원인이 심리적 공황에 있다면 아시아 각국은 일단 자신감을 회복한
후 빠른 경제회복을 보일 것이다.

반면 금융시스템이 원인이라면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고통스러운
구조조정과정이 따를 것이다.

또 세계 경제권에도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기초체력론 =아시아 각국이 겪고 있는 금융위기는 낙후된 경제체력에서
기인했다는 주장이다.

1995년부터 미국 달러환율은 일본 엔과 주요 유럽국 화폐에 비해 상승하기
시작했다.

아시아 각국은 주요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잃어갔고 수출증가율은 둔화됐다.

기업의 이익이 줄어들었고 주가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시아 각국의 주식시장 가치는 97년에 거의 절반이상 감소했다.

이는 곧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을 불러왔다.

<>심리적 공황론 =아시아 금융위기는 일시적이고 심리적인 요인 탓이란
견해다.

이번 아시아 금융위기는 태국의 국내문제에서 촉발됐다.

그러나 국제적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행동 탓으로 주변국가에 급속히 확산,
아시아 전체를 공포로 몰아 넣고 있다.

국제적 자본이동이 자유로워지고 그 기회가 늘어감에 따라 다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따라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따라서 소수 투자자들의 급격한 시장퇴출이 자본의 대거 이탈현상을 낳는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