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1cm 게임이다.

1cm 차이로 우승을 거머쥐기도 하고 얼토당토 않게 우승을 잃기도 한다.

박세리가 LPGA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6번홀(파5)에서 5번우드를 잡은 것은
그장면을 시청하던 모든 골퍼들을 놀라게 한 선택이었다.

만약 그샷의 컨택트가 1cm라도 어긋나 더블보기라도했다면 당시의 선택은
"골프가 뭔지도 모르는 플레이"로 얘기됐을 것이다.

2타차로 앞서가던 그때의 포지션은 남자프로라도 아이언샷으로 안전하게
가야했던 상황.

과연 그녀는 어떤 생각으로 그같은 선택을 했을까.

이에대해 박세리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시 2타 앞서가고 있었지만 게임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1등아니면 소용없기때문에 안전한 길을 버리고 평소 소신대로 플레이한
것이지요"

우승과정에서 나타난 이같은 박세리의 관점은 우승자체보다 더 값진
메시지다.

그녀는 언제나 "최고 최선주의"로 골프를 쳤고 그런 변치않는 자세가 그녀의
최대 강점이자 우리가 섭취해야할 부분이 아닐까 한다.

아마추어골프에서는 사실 박세리와 같은 선택이 흔하다.

대부분 골퍼가 돌아가는 길보다 빨리 가는 길을 택한다.

그러나 박세리의 경우는 "칠만 하니까 친 것"이다.

만약 볼이 잔디속에 깊이 박혀 있는 등 라이가 고약했다면 박으로서도
어쩔수 없이 레이 업을 했을 것이다.

보는 사람입장에선 그저 과감히 친것 같지만 프로세계에서의 클럽선택은
몇mm의 라이를 분석하는 것.

골프는 세밀한 분석을 전제로 해야 용감한 선택이 그 가치를 발휘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