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가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가져야한다는
주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사회에서 최고경영자를 제대로 견제할수 있는 사람은 사외이사가 거의
유일하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미국의 유통업체인 K마트가 지난 94년이후 경쟁사인
월마트에 뒤진 이유를 사외이사의 견제기능측면에서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K마트의 안토니미 회장은 지난 86년 최고경영자
자리에 오른후 강력한 사업다각화정책을 추진했다.

그는 주력인 할인유통사업에서 식품유통 일반기계류판매 신발제조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그러나 사업다각화를 무리하게 진행하는 바람에 주력인 할인유통업에
대한 역량분산으로 월마트에 뒤지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신규 투자자금을 마련하기위해 신주를 발행,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의 반대로 신주를 발행하지 못하고 결국 95년
최고경영자자리에서 물러났다.

LG경제연구원은 이사회제도 측면에서 볼때 K마트의 경영실패를
사외이사들의 견제기능 부진에서 찾았다.

K마트의 이사는 당시 모두 13명.

이중 10명이 사외이사이지만 유통분야에서일한 경험을 갖고있는
사외이사는 오직 한명에 불과했다.

이에따라 대규모 투자자금이 들어가는 물류관리 중앙집중화와 POS-인공위성
설비투자안건이 이사회에 상정됐을 때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외이사는
거의 없었다.

유통에대해 전문지식이 있는 사외이사들이 적다보니 경영정책을 제대로
판단할수 없었던 것이다.

사외이사들은 또 전반적으로 이사회 활동에 소극적이었다.

회사의 투자활동이 왕성했던 94년에 이들은 이사회를 모두 17회밖에
소집하지 않았다.

대표이사와 재무담당이사를 지명하는 지명위원회도 6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됐지만 대표이사의 책임을 추궁하지 않았다.

이들은 기관투자가들이 최고경영자와 이사회의장의 교체를 주장한지
7개월이 지난후에야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하는등 최고경영자를 견제하는데
소극적이었다.

LG경제연구원 류 현 컨설턴트는 "K마트의 사외이사들이 최고경영자의
정책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견제를 제대로 했더라면 월마트에 뒤지는 최악의
상황은 맞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