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를 잡아라"

사회전반에 명예퇴직바람이 확산되면서 사외이사가 기업체 임원들의
새로운 탈출구로 부상하고 있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의 독단을 견제하기위해 지난 2월 도입된 제도.

모든 상장사들은 올해 한명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해야한다.

또 내년말까지 전체이사의 25%이상을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한다.

전경련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장회사들이 선임한 사외이사는 약 8백명.

그러나 25%를 채워야하는 내년에는 약 2천명이 선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들어 일어났던 사외이사 지원열풍이 내년에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예상은 이미 상공회의소의 사외이사 양성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다.

상공회의소가 지난 4월초 개최한 제1기 사외이사 양성과정에는 무려
2백26명이 지원 교육을 받았다.

이들중에는 현직 기업체 임직원이 전체의 47%인 1백7명이나 차지해
감원에 대한 실직 우려감을 반영했다.

이들은 열흘동안 기업의 경영구조,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 이사회의
효율적인 운영방안등에 관해 교육받고 사외이사로 활동하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물론 4월이후 아직까지 자리를 얻지 못했다.

교육을 받을 당시 이미 12월결산법인들의 주주총회가 끝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음달이면 3월 결산법인, 그리고 하반기에는 6월결산법인, 그리고
다시 12월 결산법인들이 사외이사를 선임하므로 기대를 잃지않고 있다.

이들은 최근 사외이사로서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정보를 교환하자는
취지에서 모임을 결성했다.

"모르는 분야에 대해 서로 정보와 경험을 교환하고 자질을 높이기
위해서지요"

발기인대표인 이재국 회계사(대성회계법인)는 오는 6월에 창립총회를
가진 다음 정기적인 세미나개최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 지망생은 상공회의소에만 있는게 아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산하의 고급인력정보센터에도 수백명이 대기하고 있다.

이 고급인력정보센터는 당초 법정관리인을 양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사외이사제도가 도입되면서 고급인력들이 사외이사도 "좋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총은 이들 사외이사후보를 모든 상장사에 소개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추천의뢰를 해오기도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채용실적이 미미하다.

해당회사의 업종과 연관된 전문지식과 경륜을 갖춘 인사들이 많지
않기때문이다.

또 올해는 대부분 한 두명을 선임하는 관계로 대주주와 가까운 인사들이
우선 채용됐을 것이라고 관계자는 분석한다.

경총은 이에따라 사외이사 채용시장이 넓어지는 내년에는 많은 지원자들이
기업체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