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제록스그룹에 공급할 제품의 개발및 생산 전진기지"

코리아제록스가 최근 1백% 외국투자법인으로 바뀌면서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이를위해 이 회사는 올초 미국 제록스사와 공급계약을 맺은 4만5천대가량
(6천8백만달러규모)의 복사기에 대해 테스트를 받고 있다.

중간 테스트결과는 "매우 좋다"고 나와 6월부터 본격적인 선적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제품은 코리아제록스상표를 달고 미국 시장에 상륙한다.

계약수량이 다 채워지면 추가공급도 확실시되고 있다.

"제록스그룹이 전세계로부터 소싱하는 제품물량의 2%를 점유토록 할 계획
입니다. 지난번 계약건은 1% 가량이죠"(정광은 대표이사 전무)

2%의 물량은 한국에서 연간 팔리는 복사기대수와 맞먹는 규모다.

코리아제록스가 미국제록스에 대단위 물량공급권을 따내고 그룹의 개발 및
생산전진기지 역할을 자임하게 되기까지는 여러가지 노력이 뒤따랐다.

인도 멕시코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지역의 10여개 제록스자회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였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연구개발이 밑바탕을 이뤘다.

연간 연구개발비 투자가 매출액의 7% 내외다.

지난해엔 1백40억원가량 투입했다.

지난해말 만 10살이 된 인천 가좌동 공장내 기술연구소는 전체 직원의 10%인
1백20명의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통해 코리아제록스는 50CPM(분당복사속도) 이하 기술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개발된 기술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생산으로 이어진다.

코리아제록스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외국투자법인이다.

이 회사는 지난 74년 한국의 동화산업과 일본 후지제록스가 5대 5의 비율로
합작해 설립됐다.

그러나 올해 3월 후지제록스가 한국측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1백% 외투
법인으로 전환됐다.

후지제록스는 인수후 1백억원의 증자를 실시해 현재 자본금이 2백억원으로
늘었다.

코리아제록스는 일본이 인수후에도 체제의 변화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다카스기 노부야 회장은 "현재의 인력과 조직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
하는 방안으로 경영을 유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