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기업들의 산업디자인 부문 경쟁력은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주요 경쟁국인 홍콩 싱가포르 등에도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89개 대기업의 디자인부서 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 25일 발표한 "대기업의 산업디자인 현황 및 경쟁력 강화방안"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디자인 경쟁력 수준을 100으로 했을 때 유럽국가들은
145, 미국과 일본은 각각 134, 131로 한국과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싱가포르와 홍콩도 각각 111, 110으로 한국을 능가했다.

우리보다 못한 나라는 타이완(대만)과 중국으로 각각 96,81로 조사됐다.

국내 대기업 제조업체 가운데 산업디자인 전담부서를 운영하는 업체는
60% 로 나타났으나 비제조업체의 경우 전담부서 운영비율이 15%에도
못미쳤다.

지난해 대기업의 업체당 산업디자인 인력은 평균 17.9명으로 조사됐다.

디자인인력이 20명이 넘는 경우는 20%에 불과한 반면 20명 미만인 기업이
80%를 차지했고 특히 10명 미만인 경우도 65%나 됐다.

대기업이 지난해 순수하게 산업디자인 부문에 투자한 액수는 14억1천만원
으로평균 매출액 대비 0.07%에 불과했다.

전문디자이너의 기업내 최고직위는 임원급 이상인 기업이 13%인 반면
부장이하인 기업이 87%로 파악됐다.

대기업의 산업디자인 인력충원은 주로 공개채용(57.3%)과 디자이너의
추천(21.4%)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인력 충원시 디자인개발에 즉시 투입할 수 잇는 전문인력
확보에 가장 큰 애로(40.2%)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디자인 개발을 타사제품 모방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우는 전체의 3.5%에
불과해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3년 이내에 타기업의 디자인을 한번이라도 모방한 경험이
있는 기업이 48.6%에 달하고 기업당 평균 건수도 4.3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돼 지적재산권 보호 장치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경련은 산업디자인 마인드의 획기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가칭 "산업디자인 진흥회의"를 구성, 운영해 정부가
정책의지를 천명하고 관련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기업 또한 디자인 부서를 최고경영자의 직속기관으로 설치,상호
의사소통을 활성화함으로써 산업디자인 중심의 경영전략을 펴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경련은 강조했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