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나 타이거 우즈같은 "영 파워 우승"도 있지만 구옥희나 톰 왓슨같은
40대 우승도 존재한다.

아마 20대와 40대가 공히 우승할수 있는 스포츠는 골프가 유일하지 않을까
한다.

24일 끝난 마스터카드 콜로니얼대회의 톰 왓슨(48)우승은 아주 감격적이다.

80년대 초반까지 "신 황제"로 불리며 세계골프계를 풍미하던 왓슨은 87년
이후 우승이 없다가 96년 메모리얼 토너먼트(바로 이번주 대회)에서 9년만에
우승했고 다시 2년후인 이번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

87년까지 미투어에서 무려 33번의 우승을 휩쓸던 왓슨은 그후 11년동안
고작 2승을 올린 셈이고 그것도 시니어를 2년 앞둔 48세에 20대 신예나
30대 베테랑들을 보기좋게 제압한 것이다.

왓슨의 우승은 특히 "골프가 싫어질수 있는 좌절"을 이겨낸데도 의미가
있다.

지난 10여년동안 그의 스윙은 여전히 세계톱수준이었고 볼 스트라이킹도
전혀 꿇릴게 없었다.

중장거리 퍼팅도 OK.

그러나 단 한가지 쇼트퍼팅만큼은 한라운드에도 두세개이상 홀을 돌아
나왔다.

미투어에서 1~1.5m 퍼팅이 빠지면 우승은 당연히 물건너 가는 법.

그는 오랜 세월 쇼트퍼팅과 피말리는 싸움을 하고 있었다.

이번 우승은 바로 "왓슨의 퍼팅이 돌아왔음"을 의미했다.

미 텍사스주 콜로니얼CC(파70-7천10야드)에서 벌어진 최종라운드에서
왓슨은 보기없이 버디만 4개 잡으며 66타를 쳤다.

보기가 없다는 것은 3퍼팅이 없다는 뜻이고 3퍼팅이 없는 것은 쇼트퍼트를
놓치지 않았다는 뜻.

경기후 골프앵커의 첫마디도 "퍼팅이 돌아왔군요"였다.

왓슨의 4라운드합계는 15언더파 2백65타로 2위 짐 퓨릭과는 2타차이고
우승상금은 41만4천달러.

이날 18번홀 페어웨이에 모인 관중들은 이대회 최연장자 우승(종전은
59년도에 46세이던 벤 호건 우승)을 차지한 왓슨을 기립박수로 맞이했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