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개혁 서둘러야할 세가지 이유 .. 이준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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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 서울대 교수.경제학 >
지금의 위기상황에서 과감한 구조개혁만이 유일한 살길이라고 말하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만 속으로는 개혁을 그리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의외로 많고,
이들은 기회만 있으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개혁의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으려 한다.
이들의 보이지 않는 훼방이 그렇지 않아도 힘든 개혁작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개혁은 기본적으로 쓸모없는 군살을 도려내는 작업인데, 아무리 군살이라고
하지만 이것을 잘라낼 때 고통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당장의 고통을 피하려고 개혁을 미루다가는 더 큰 고통을 겪게될
수도 있다.
고통을 무릅쓰고 개혁에 동참하는 것만이 공멸의 길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할 이유가 한둘이 아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셋을
골라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지금의 위기가 근본적으로 신뢰성의 위기라는 점을 첫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잘 알다시피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해외자본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게 되었다.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고질병처럼 된 경직성, 비합리성과
불투명성을 철저히 청산해야 한다.
해외투자자들에게 우리 경제에 투자해 달라고 애걸복걸 해봐도 아무
소용이 없다.
단호하게 팔걷고 개혁에 나서는 행동만이 그들을 움직일 수 있다.
해외자본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해야 비로소 본격적인 회복이 시작될 수
있을 테니 최소한 회복의 실마리라도 잡기 위해서는 개혁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우리 경제에 뜻하지 않은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도 개혁을
서둘러야 할 이유가 된다.
최악의 위기를 면했다고는 하지만 완전회복을 위해서는 아직도 먼길을
가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가야 할 길에는 수없이 많은 지뢰가 파묻혀 있다.
우리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경제를 침몰시킬 주변 여건이 수없이 많다는
말이다.
동남아사태의 진정 여부도 문제일 뿐 아니라,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까지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일본경제가 끝내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벼랑에 몰린 일본은행들이
채권회수에 나서면 우리는 또다시 외환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미국경제가 급격한 경기침체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인데, 전세계로 퍼지는 충격파에서 우리도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우리 경제의 회복과정에는 이렇게 위험한 지뢰밭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이 많은 지뢰 중 하나라도 터지는 날에는 거의 회생불능의 상태로 빠져
들지도 모른다.
개혁이 늦어지고 회복과정이 길어지면 그 중 하나가 터질 확률이 그만큼
더 커진다.
개혁을 이렇게 하자는 둥 저렇게 하자는 둥 말잔치나 하면서 시간을 끌
때가 결코 아니다.
마지막으로는 시간을 오래 끌수록 개혁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점을 또 다른
이유로 들 수 있다.
위기를 약간 넘긴듯 하면 사람들은 개혁에 따르는 고통을 부담스럽게 여겨
적당히 넘어갈 방법을 찾기 시작하게 마련이다.
이를 틈타 개혁을 반대하는 세력의 보이지 않는 훼방은 더욱 기승을
부린다.
과거를 돌아보면 개혁을 주도해야 할 사람들이 부패해져 개혁노력이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개혁을 반대하는 세력은 갖은 유혹으로 그들을 타락시키려고 한다.
지금 개혁의 키를 잡고 있는 사람들이 그런 유혹에 얼마나 꿋꿋하게 버틸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이래저래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원해서 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최소한 고통을
겪는 보람은 있어야 한다.
고생한 보람이 있기 위해서는 차제에 철저한 개혁을 이루어 새 출발을
위한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도 못한 채 고생만 죽도록 하고 만다면 매우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해서 무조건 빨리 진행시켜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우왕좌왕 하지말고 분명한 시간표에 따라 하나씩 단호하게 실천에
옮겨나가야 한다는 것을 뜻할 뿐이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해서 개혁의 성과가 하루 아침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눈에 띄는 성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고 불평을 늘어 놓으면 개혁의
결실을 거두기는 더욱 어렵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6일자 ).
지금의 위기상황에서 과감한 구조개혁만이 유일한 살길이라고 말하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지만 속으로는 개혁을 그리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의외로 많고,
이들은 기회만 있으면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개혁의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으려 한다.
이들의 보이지 않는 훼방이 그렇지 않아도 힘든 개혁작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개혁은 기본적으로 쓸모없는 군살을 도려내는 작업인데, 아무리 군살이라고
하지만 이것을 잘라낼 때 고통이 뒤따르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당장의 고통을 피하려고 개혁을 미루다가는 더 큰 고통을 겪게될
수도 있다.
고통을 무릅쓰고 개혁에 동참하는 것만이 공멸의 길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구조개혁을 서둘러야 할 이유가 한둘이 아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셋을
골라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지금의 위기가 근본적으로 신뢰성의 위기라는 점을 첫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잘 알다시피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해외자본이 썰물처럼
빠져 나가게 되었다.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고질병처럼 된 경직성, 비합리성과
불투명성을 철저히 청산해야 한다.
해외투자자들에게 우리 경제에 투자해 달라고 애걸복걸 해봐도 아무
소용이 없다.
단호하게 팔걷고 개혁에 나서는 행동만이 그들을 움직일 수 있다.
해외자본이 다시 들어오기 시작해야 비로소 본격적인 회복이 시작될 수
있을 테니 최소한 회복의 실마리라도 잡기 위해서는 개혁을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우리 경제에 뜻하지 않은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도 개혁을
서둘러야 할 이유가 된다.
최악의 위기를 면했다고는 하지만 완전회복을 위해서는 아직도 먼길을
가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가야 할 길에는 수없이 많은 지뢰가 파묻혀 있다.
우리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경제를 침몰시킬 주변 여건이 수없이 많다는
말이다.
동남아사태의 진정 여부도 문제일 뿐 아니라,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까지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일본경제가 끝내 침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벼랑에 몰린 일본은행들이
채권회수에 나서면 우리는 또다시 외환위기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두려운 것은 미국경제가 급격한 경기침체로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인데, 전세계로 퍼지는 충격파에서 우리도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우리 경제의 회복과정에는 이렇게 위험한 지뢰밭이 앞을 가로막고 있다.
이 많은 지뢰 중 하나라도 터지는 날에는 거의 회생불능의 상태로 빠져
들지도 모른다.
개혁이 늦어지고 회복과정이 길어지면 그 중 하나가 터질 확률이 그만큼
더 커진다.
개혁을 이렇게 하자는 둥 저렇게 하자는 둥 말잔치나 하면서 시간을 끌
때가 결코 아니다.
마지막으로는 시간을 오래 끌수록 개혁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점을 또 다른
이유로 들 수 있다.
위기를 약간 넘긴듯 하면 사람들은 개혁에 따르는 고통을 부담스럽게 여겨
적당히 넘어갈 방법을 찾기 시작하게 마련이다.
이를 틈타 개혁을 반대하는 세력의 보이지 않는 훼방은 더욱 기승을
부린다.
과거를 돌아보면 개혁을 주도해야 할 사람들이 부패해져 개혁노력이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개혁을 반대하는 세력은 갖은 유혹으로 그들을 타락시키려고 한다.
지금 개혁의 키를 잡고 있는 사람들이 그런 유혹에 얼마나 꿋꿋하게 버틸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이래저래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원해서 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최소한 고통을
겪는 보람은 있어야 한다.
고생한 보람이 있기 위해서는 차제에 철저한 개혁을 이루어 새 출발을
위한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
그렇게 하지도 못한 채 고생만 죽도록 하고 만다면 매우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해서 무조건 빨리 진행시켜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우왕좌왕 하지말고 분명한 시간표에 따라 하나씩 단호하게 실천에
옮겨나가야 한다는 것을 뜻할 뿐이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 해서 개혁의 성과가 하루 아침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눈에 띄는 성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고 불평을 늘어 놓으면 개혁의
결실을 거두기는 더욱 어렵게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