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투자자들의 돈이 외국계 금융기관으로 몰리고 있다.

외환거래 전면자유화가 시행된 4월에는 외국계 금융사들의 증권투자신탁
판매규모가 처음으로 일본계 금융기관을 앞섰다.

26일 일본 투자신탁협회에 따르면 미국 골드만삭스의 경우 투자신탁용
펀드인 뮤추얼 펀드의 자산운용규모가 지난 4월 8천80억엔으로 연초보다
15% 가까이 늘어났다.

또 모건스탠리의 펀드규모도 지난1월 1천2백60억엔에서 4월에는
1천9백20억엔으로 크게 늘었다.

메릴린치와 피델리티 등 다른 외국계 증권사들도 대부분 10-25%선의 증가세
를 보였다.

반면 일본 증권사들의 투신운용자산은 4월 한달동안에만 평균 7-8%씩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본 주식시장이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연 1%도 안되는 낮은
이자율과 채권값 폭락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금융사를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1천2백조엔에 달하는 일본내 개인금융자산을
선점하기 위해 보다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4월부터 외환거래가 전면 자유화돼 일본 투자자들은 마음놓고
외국계 금융기관에 돈을 맡기고 있다.

투자신탁협회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들 뿐 아니라 심지어는 일본 금융기관
들까지 고수익을 쫓아 외국계 금융기관에 돈을 맡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