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 객장에 가보면 투자자와 증권사 직원의 인사는 대부분 주식
얘기로부터 시작된다.

"앞으로 주가가 어떻게될 것같냐" "이젠 바닥권이라고 볼 수 있느냐"는
등의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선물투자를 하는 것도 아니면서 "괜찮은 주식"보다는 전반적인 시장흐름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경향이 강하다.

주식시장은 군중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대세상승기에는 도나 개나 모두 무차별적으로 뛰어 오르고 침체기에는
상당히 큰 호재가 나와도 꿈쩍하지않는 경우가 많다.

이에따라 호황기에는 큰 노력없이도 이익을 얻고 침체기에는 거의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편승움직임이 강한 가운데서도 주가변동폭은 종목별로 모두
다르게 마련이다.

주식투자로 돈을 벌거나 손해를 보는 것은 종합주가지수의 움직임이
아니라 자신이 투자한 특정 주식의 주가가 올라가거나 떨어질 때 나타나는
결과이다.

아무리 시장분위기가 폭발적인 모습을 보이더라도 내가 사놓은 주식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결코 돈을 벌 수가 없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선물투자가 아닌 이상 주가지수가 아니라 수많은 상장주식중에서 특정
몇몇 종목을 사거나 파는 것이 주식투자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투자목표 자체를 앞으로 주가가 올라갈 만한 어떤 종목을 찾는데 둬야
한다는 얘기다.

요즘처럼 시장여건이 어려울 때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분위기가 나쁘고 주변에 온통 손해를 본 사람만 눈에 띄더라도
올라가는 주식과 이익을 본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종합주가지수는 현재 11년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IMF사태직전인 작년
11월초에 비해서도 40%정도나 떨어졌다.

하지만 개별 종목별로는 IMF이전보다 주가가 더 높은 주식도 제법 있다.

흔히 우량주라고 얘기하는 종목이나 수출주도형 주식중에 이같은 종목이
많다.

만약 이런 주식에 투자를 했다면 그동안 종합주가지수야 떨어지건 말았건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또 증시가 어려움을 지속할 때는 내재가치와 성장성이 돋보이는 주식들
중에도 주가가 실제가치를 크게 밑도는 경우가 많게 마련이다.

이들의 경우 약간의 계기만 주어지면 주가가 급등하고 독야청청 빛을 낼
수가 있다.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그동안 저평가됐던 것까지 일거에 반영돼
폭발적인 오름세를 보이기도 한다.

진흙속의 진주를 찾아내는 즐거움은 모든 주식이 올라가는 호황기보다
불황기에 휠씬 짜릿하게 맛볼 수 있는 셈이다.

환율이 오른 덕분에 금년 1.4분기의 수출실적이 이미 작년 연간 실적에
육박하거나 지난해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을 내는 기업들도 꽤 있다는 것이
증권분석가들의 얘기다.

요즘과 같은 경우라면 이런 종목의 동향을 잘 연구해 보는 것도 진주
찾기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장세전망보다는 종목발굴에 온힘을 쏟는 것이야말로 성공투자의
첩경이다.

< 조태현 증권전문기자 ch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