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렬하는 태양아래 하얀 요트들이 푸른 물결 리듬에 맞춰 춤을 추는
뉴질랜드 오클랜드항구.

이곳에서 도심을 바라보면 하늘을 머리에 이듯 솟아있는 타워가 한눈에
들어온다.

오클랜드의 명물 스카이타워.

뉴질랜드 유일의 복합단지인 "스카이시티 콤플렉스"안에 있는 해발 3백55m,
지상 3백28m높이의 건축물이다.

남반구 최고 높이이며 세계적으로는 10번째로 그 위용을 자랑한다.

고층 건물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이 복합단지 스카이시티를 세운 것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도시계획이 잘 돼있지만 화교 등 동양인 관광객과 비즈니스맨들의 방문이
급증하면서 업무 상업 위락 등의 다양한 시설을 갖춘 복합단지의 개발
필요성이 제기된 것.

남북으로 홉슨, 웰리슬리거리에, 동서로는 피드럴, 빅토리아거리에 둘러
쌓인 스카이시티는 호텔(3백44객실)과 카지노 미술관 컨벤션센터(2천8백명
수용) 연회장 연극무대(7백명수용) 백화점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곳이 문을 연 것은 공사착공 4년3개월만인 작년 8월 3일.

개장 5개월만에 4백50만명(8%는 외국인)이 이곳을 찾았으며 올해엔 약
9백만명이 여기에 들를 전망이다.

다른 복합단지와 달리 스카이시티에는 업무시설이 없다.

오클랜드 시내 중심상업지구에 위치, 업무시설이 풍부한데다 이들 시설이
들어서면 1백5만 인구 도시에 비해 단지가 지나치게 커져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국영1방송(NZTV)을 비롯, 민영방송사인 필립스 폭스(Philips Fox),
뉴질랜드항공, ASB은행본사 등 업무시설이 밀집하고 오클랜드항구와 5백m
거리에 불과한 입지를 십분 활용한 것이다.

"스카이시티는 항구의 슬럼가를 개발함으로써 도시전체에 활력을 주고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업무 레저 휴식 등을 원스톱에 제공하자는 의도에서
설계됐다"(크레이그 몰러 스카이시티 설계자)

스카이시티 개발사업은 초기에 시민들로부터 적잖은 반발을 샀다.

술집이 더 많은 생기는 등 도시슬럼화를 조장할 우려때문이다.

그러나 개발결과는 긍정적이다.

주변개발을 촉진하며 야간에 사람들을 도심으로 끌어들이는 등 도시전체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오클랜드시에서 갖는 스카이시티의 역할은 이제 절대적이다.

시에 납부하는 세금(종업원 소득세등 포함)만 연간 2억뉴질랜드달러
(97~98년 회계 추정치, 1뉴질랜드달러=744.69원).

오클랜드시에서 가장 많은 납세실적이다.

납품업자들이 내는 세금까지 포함하면 모두 3억뉴질랜드달러에 달하는 등
높은 세수증대 효과를 거두고 있다.

고용효과 또한 대단하다.

1천8백명의 상시 종업원과 7백여명의 계약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다.

종업원 선발방법도 흥미거리다.

경기침체로 실업률이 높아지자 오클랜드시가 주최한 구인박람회(Employ
Expo)에서 종업원들을 뽑은 것.

이들 종업원중 5백여명이 외국어를 구사, 스카이시티는 모두 50개국
언어를 해결한다.

스카이시티는 투자기업인 (주)브리얼리인베스트(Brierley Investment
Limited)가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BIL은 부족한 자금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세계적인 카지노운영업체인
(주)헤라(Harrah)와 합자기업 (주)스카이시티를 설립했다.

납입자본금 1억뉴질랜드달러중 BIL이 80%, Harrah가 20%를 충당한 것.

영업이 잘돼 (주)스카이시티는 뉴질랜드 증권거래소 우량 20대 기업에
포함됐다.

소냐 하기 스카이시티전속 이벤트작가는 "스카이시티 부지는 개인소유의
땅이 많아 개발초기 토지확보에 애를 먹었으나 시당국이 땅임자들에게 다른
곳의 토지를 교환해주는 등 적극 협조해줘 이후엔 별어려움없이 추진됐다"며
복합단지 재개발사업에서 자치단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