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시사풍자 프로그램을 표방한 SBS "주병진 데이트라인"(매주 토.일요일
오후10시50분)이 지난주말 첫 전파를 탔다.

그러나 떠들썩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1.2회분은 시청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주병진 데이트라인은 뉴스를 전달하는 "정보"와 시사풍자를 통한 "재미"를
동시에 추구하는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

이 경우 자칫 범하기 쉬운 오류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어정쩡한
프로그램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제작진은 프로그램에 무게를 싣기 위해 보도국 기자들을 출연시켜 가며
"국회의원 세비인상"과 "바이애그라의 효능여부"를 따졌다.

하지만 정보전달만 있었지 진행자인 주씨의 날카로운 풍자는 찾아볼수
없었다.

프로그램 기획의도를 살리려면 주씨가 지금처럼 말을 아끼지 말고 속
시원하게 독설을 내뱉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역 노숙체험"이나 "10대 성폭행범 인터뷰"도 의욕은 높이 살만하지만
화면을 "보여주기만"했을뿐 문제의 본질에 깊이있게 접근하진 못했다.

공동진행자인 미스코리아 출신 설수진씨의 어색한 표정과 시선처리도
흠이었다.

처음부터 주씨와 완벽한 조화를 기대할순 없지만 단신 뉴스를 보고 읽기만
하는 설씨의 역할은 변화가 필요할것 같다.

게다가 설씨는 "소.돼지값 폭락"소식을 미소와 함께 전했다.

예쁘게 보이는 것이 여자 앵커의 임무는 아니다.

서민들의 통쾌한 웃음을 이끌어내는 "시사풍자"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살려내느냐에 이 프로그램의 성패가 달려있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