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약세가 다시 아시아 금융시장과 수출경제의 밑그림을 흔들고 있다.

일부 발빠른 외국인 사이에선 아시아 주식비중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아시아 증시는 물론 한국증시의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이가 외국인.

따라서 일부 분석가들은 엔화가 상투를 치기전에는 한국 주가가 바닥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엔화환율이 오르면 국내 주가는 떨어진다 =달러당 2백50엔대에 달했던
엔화환율이 지난 85년 중반이후 점차 강세를 보이면서 종합주가지수도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89년 3월에는 엔화가 1백32엔으로 떨어지자 한국주가가 1,077까지
치솟았다.

이후 엔화가 1백50엔대로 다시 상승하면서 주가도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94년 10월에는 엔화가 96엔대에 진입하자 종합주가지수가 1,145로
껑충 뛰었다.

지난 25일에는 엔화환율이 1백37엔으로 오르자 주가도 폭락세를 면치
못했다.

<>왜 그런가 =주가는 경제여건을 미리 반영하는 거울이다.

엔화가 약세를 보일수록 국내 경제가 입는 타격은 커진다.

우선 수출가격경쟁력에서 밀린다.

산업연구원(KIET)은 엔.달러환율이 연간 1% 오르면 국내 기업의 수출은
0.62%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특히 조선 자동차 가전제품 등 국내 주요 수출품목의 타격이 크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달러당 1백40엔대가 1년간 지속되면 우리나라의 GDP성장률이
0.2~0.3% 둔화되는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엔화추이와 주가전망 =국내에 진출한 일본계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연말 엔화환율이 달러당 1백50엔, 심지어 1백70엔대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금융기관의 부진한 구조조정과 내수불황 등으로 엔화상승압력이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렇게 된다면 수출로 달러를 벌어들여 IMF시대를 극복해야 하는 국내
경제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삼성증권의 박재영 조사역은 "엔화 움직임이 우리나라 거시경제의
밑그림을 바꿀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어 조선 가전 자동차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의 타격이 예상되는 만큼 엔화상투가 보여야 주가도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의 다른 관계자는 "엔화환율 상승은 중국의 위안화 절하를 야기시킬
수도 있어 아시아통화 및 주식시장의 최대 불안요소"라고 밝혔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