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어있다.
재계는 정부가 대북한 정경분리 원칙을 강조하고 있어 정 명예회장 이후
기업인들의 방북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경련 김태일 이사는 "정 명예회장의 방북이 성사되는 과정에서 남북
양측이 자연스레 공식 채널을 갖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업종 및 투자액 제한을 철폐한 만큼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북한에 진출할 가능성도 높다"고 덧붙였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사업확대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시장선점에 무게를
두는 기업이 많다"며 "일부 업체들은 국내 사업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북한
진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 가운데는 특히 각종 경공업과 농업 관광업 등 분야에서 북한
진출을 노리는 업체가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섬유임가공,삼성전자는 북한통신현대화사업 등을 벌이기로
하고 이미 방북승인을 받아두었다.
현대상사는 선반기자재 위탁가공 공장을, (주)한화는 PVC장판제조공장을
각각 설립할 계획이다.
대우 관계자는 "아직 확정짓지는 않았지만 가전제품 조립공장을 짓고
의류공장의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인건비 따먹기"식의 진출은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북한의 개방에 대비해 미리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이 많은
편이다.
삼성 관계자는 "북한의 환경 식량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국제기구의
지원사업이 적지 않다"며 "북한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입찰에 참여할
경우 유리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남북 경협은 지난 88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7.7선언을 통해 남북간
교류협력추진을 선언한 이후 이뤄지기 시작했다.
89년 현대 정 명예회장이 방북한 이후 지금까지 약 4백여명의 기업인들이
북한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영삼 정부 들어 북한핵위기로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남북경협과 총수들의 방북은 사실상 중단됐었다.
새정부 들어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정경분리 원칙을 강조한 이후
방북신청이 급증하는 등 경협이 활기를 띌 조짐을 보여왔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