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주춤거리고 있다.

미국보다는 덜하지만 유럽경제도 비슷한 양상이다.

우선 미국에서는 일부 경기지표들에서 경기 감속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주 루빈 재무장관과 그린스펀 연준리(FRB)의장은 미국경제에 약간의
이상징후가 엿보인다고 말했었다.

이들은 아시아경제위기에 따른 수출둔화를 경기감속의 근거로 제시했다.

실제로 지난 3월 수출증가율이 둔화되면서 경상적자는 2월보다 9억달러이상
늘어난 1백30억3천만달러에 달했다.

좀더 확실한 경기감속 기미는 26일 발표된 5월 소비자경기 신뢰지수였다.

5월 지수는 135.2로 4월에 비해 2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자들의 내구재 소비의향을 나타내는 이 지수가 하락했다는 것은
국민들이 향후 미경제에 대해 일말의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버블론에 휩싸여 있는 미국주가마저 크게 빠져 버블붕괴의 예고일지도
모른다는 성급한 관측이 나오게 했다.

26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주가지수는 150포인트(1.6%)나 급락, 20일만에
다시 9천선아래로 밀려났다.

이와 때를 같이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미경제성장률을 작년
(3.8%)보다 낮은 2.7%로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경제위기 파장이 미국으로 밀려들고 있다며 앞으로
미경제가 지난 1.4분기같은 고성장(4.2%)은 달성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의 경기감속징후는 미국만큼 뚜렷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경기둔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는 크게 다를바 없다.

한스 티트마이어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총재의 발언이 그중 하나다.

지난주초 그는 "아시아경제 위기 파장을 과소평가했다"며 독일을 비롯한
유럽경제도 아시아경기불황 영향권에 들어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영국에서는 후퇴 징후가 비교적 분명히 감지된다.

지난 1.4분기 성장률이 0.4%로 작년 4.4분기의 0.6%보다 떨어져 경기감속
우려를 자아냈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