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의류회사 이모회장은 28일 국민회의 부총재 김상현의원이 빚보증선
7억8천여만원을 갚지 않는다며 김의원을 파산시켜달라는 신청서를
서울지법에 냈다.
이 회장은 "빚보증액 7억8천만원을 포함해 김의원의 총 채무액이 15억여원에
달한다"며 "의원 잔여임기나 세비를 고려할 경우 빚을 다받을 방법이 없어
파산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파산신청에는 두가지 길이 있다.
첫재 자기자신을 파산시켜달라고 법원에 신청하는 것이다.
둘째는 채무자가 빚을 갚을 능력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채권자에 의해
제기될 수 있다.
이회장과 김의원간의 악연은 지난 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회장은 당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빌라 두채를 김진홍씨에게 7억8천만원에
팔았다.
김의원은 이 과정에서 평소 "아버님"이라 부르며 따르던 아들친구
김진홍씨의 보증을 서줬다.
그러나 김씨가 계약체결직후 곧바로 빌라 두채를 판 돈을 챙겨 미국으로
도피하는 바람에 김의원이 집값을 고스란히 뒤집어 쓰게 된 것.
이회장은 95년 김진홍씨와 김의원을 상대로 "가옥매매대금"반환청구 소송을
제기, 승소했다.
그렇다고 빚을 돌려받을 길이 열린 것은 아니다.
김의원 명의의 재산이 거의 없는 데다 매월 지급되는 세비조차 대부분
또 다른 보증채무로 인해 압류당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세비 6백60여만원중 5백여만원이 이미 압류된 상태여서 이
회장은 나머지 1백50여만원만 압류했다.
김 의원이 재판중 법원에 낸 재산목록에 따르면 전남 장성군 등에 소재한
일부 부동산과 지구당사무실 임대보증금 2천5백여만원, 금융채권 1천5백여
만원이 전부인 것으로 돼있다.
이 회장측은 "김 의원측과 꾸준히 접촉했으나 변제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자체를 기피하고 있어 파산신청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