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감속성장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가 상승세가 주춤하고 기업 순익은 감소세며 성장률 전망치도 불안하다.

인플레율도 예상보다 높게 나타났다.

고속성장을 구가해오던 미국경제도 본격적으로 붕괴되기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 상무부는 29일 수정경제보고서를 통해 지난 1.4분기 기업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미 기업 순익감소는 지난해 4.4분기(2.3% 감소)에 이은 것으로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 89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 기업들의 순익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우선 아시아위기에 따라
이지역 영업이 위축된 것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현상은 하이테크산업에서 더욱 뚜렷히 나타났다.

산업조사기관인 퍼스트 코일에 따르면 미 하이테크산업의 1.4분기 순익은
무려 마이너스 14%를 기록했다.

PC가격의 급격한 하락도 원인이었지만 아시아 국가들이 설비투자를
줄이면서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량을 줄였기 때문인것으로 분석됐다.

재고가 늘고 있는 것도 위험 요소다.

미 기업들은 생산량을 크게 늘려왔으나 수요가 생산을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1.4분기 소비자지출 증가율은 4.3%로 기업들의 생산증가율
7%대에 훨씬 못미쳤다.

순익감소와는 대조적으로 1.4분기 경제성장률은 4.8%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당초 이 기간 성장률을 4.2%로 예측했으며 증권 분석가들은
4.6%로 예상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이같은 높은 성장율에도 불구하고 미 경제가 이미
냉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비관적 전망은 높은 성장율이 재고증가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더욱 힘을 얻고있다.

실제 상무부는 이기간중 재고증가물량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4%포인트 끌추가로 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1.4분기 인플레율이 당초 0.9% 전망에서 1%로 높아진 것도 어두운 요소다.

무역적자도 갈수록 늘어나 1.4분기 성장률을 2.5%포인트 감소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분석가들은 특히 무역적자의 GDP 감소효과 수치가 지난 83년 이래 최대를
기록한 것이 성장둔화가 본격화돼고 있음을 알리는 지표라고 말했다.

네이션스 뱅크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린 리저씨는 "이같은 양상이 지속될
경우 2.4분기이후 미국 GDP성장률은 2.5%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기업순익과 주가사이에 괴리현상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것이야말로
버블 붕괴를 예고하는 징후"라고 말했다.

미국금융협회(RFA) 경제분석가인 마크 잔디씨도 "재고증가와 무역수지
악화, 기업들의 순익 감소는 경제성장 곡선이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