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과 한화그룹의 외자유치성공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외환위기극복에 필요한 대규모의 외자유입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우선
환영할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아가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미는 금융 및 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시키는 촉매역할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아직 거쳐야할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외환은행과 독일 코메르츠
은행간의 합작은 벌써부터 대형우량은행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돼
국내 금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한다.

일부 지방은행들의 합병움직임이 서둘러 가시화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발전사업부문을 미국의 AES사에 매각한 한화그룹의 경우도 극심한 자금난
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의미이외에 기업부실로 인한 금융부실의
연쇄파장을 예방하는 기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

특히 8억7천만달러에 달하는 한화의 발전부문매각은 IMF관리체제이후
국내기업 매각사례중 최대규모일뿐 아니라 미국기업이 인수한 첫 케이스라는
점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이들 두가지의 외자유치 성공사례가 국제금융
시장은 물론 다국적기업들에 한국경제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꿔주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독일은행과 미국기업이 투자를 결정하게 된 배경자체가 한국경제의
구조조정노력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더구나 코메르츠은행과의 합작은 대한 투자결정을 한차례 유보시키는 등
상당한 우여곡절끝에 성사된 것이어서 그렇게 해석할만 하다.

그만큼 철저한 조사와 신중한 판단이 이뤄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외환은행과 한화의 외자유치 성공사례가 관망세로 일관하고
있는 외국투자자들의 인식을 바꿔주는 계기가 돼 외자유입의 물꼬가
터지기를 기대해 본다.

그러나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다.

아직도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한 환경조성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울뿐
아니라 국내기업들의 구조조정노력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것은 비단 투자절차간소화나 세제지원 등의 조장행정을 강화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금융 및 산업의 구조조정을 보다 확실하고 신속하게 매듭지음으로써
외국인들에게 기업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조성됐다는 인식을 확고하게
심어주어야 한다.

외국투자자들이 IMF사태이후 한국의 대응과 구조조정노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선뜻 확신을 갖지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를
우리 스스로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경제정책의 혼란과 정치.사회의 불안지속, 특히 노사문제 등이 걸림돌
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본란이 누차 지적했지만 제2기 노사정위원회를 조속히 출범시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함께 사는 길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