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된 국토와 자원을 가진 우리는 21세기 하이테크놀로지 사회에서 선도적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새로운 영토의 개척과 자원 확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인류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미지의 장소는 이러한 우리에게 희망의
땅으로 다가온다.

심해저와 남극, 그리고 아직도 잠재된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갯벌의
현황과 우리의 개발노력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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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은 하천 등에서 유입되는 토사와 해안에서 생긴 해수침융물질이
침전.퇴적돼 형성된다.

우리나라는 조석간만의 차가 큰 경기만 주변에 대규모로 발달해 있다.

갯벌은 바닷물과 육지가 만나는 경계지역에 형성되기 때문에 생물의 종류가
다양하고 영양염류와 에너지가 풍부하다.

서해안 갯벌에만도 어류 2백30종, 게류 1백93종, 조개류 58종이 서식하고
있다.

아울러 해양생태계의 먹이사슬이 이곳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연안해양생물의
66%가 갯벌생태계에 연관돼 있고 어업활동의 90%가 직.간접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갯벌은 자연생태계내에서 가장 생산력이 높은 장소의 하나로 외해양에 비해
최고 20배, 농경지나 산림지역에 비해 10배의 생산력을 지니고 있다.

갯벌은 이밖에도 오염정화 홍수.태풍조절 심미적 기능을 지니고 있다.

일본 이시오우 조간대를 대상으로 한 갯벌의 오염정화능력 실험에 의하면
갯벌10평방km는 면적25.3평방km에 10만 인구의 도시가 배출하는 오염물질을
정화할 수 있는 하수종말처리장과 같은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이 수치를 우리나라의 새만금지구(2백8평방km)에 응용하면 전주시에 설치된
하수종말처리장 40개와 맞먹는다.

전주 하수종말처리장의 건설비용이 1백72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새만금지구의
정화기능 가치는 7천2백47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갯벌은 또 물의 흐름을 제어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홍수를 방지하고 태풍이나 해일 발생시 이를 일차적으로 완화해 육지의
피해를 감소시킨다.

이밖에 철새 도래지나 레크리에이션의 장소로 이용되는 등 심미적.관광적
기능도 지니고 있다.

그러면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얼마나 될까.

영국의 과학전문지인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갯벌은 ha당 농경지의
1백배에 달하는 미화9천9백90달러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환경부는 ha당 경제가치를 2만5천3백15달러로 평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갯벌은 어류의 서식지와 수산물 양식장으로 그 효용성이 더욱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서.남해안에는 국토면적의 2.4%에 달하는 약2천3백39평방km의
갯벌이 분포돼 있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44%, 경기가 35%, 충남이 13%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최근들어 우리의 갯벌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지난 87년 2천8백15평방km였던 갯벌의 총면적이 98년에는 2천3백93평방km로
15%에 달하는 4백22평방km가 상실된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사라진 갯벌의 면적은 실제로 이보다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시화지구 새만금지구 등 주요 간척.매립사업으로 인한 갯벌의 상실
면적만도 전체 갯벌의 29%인 8백10평방km에 달하기 때문이다.

갯벌을 보전하기 위해 지난해 우리는 습지보호를 위한 람사협약에 가입했다.

아울러 습지보전법의 제정을 추진해 올 하반기중에는 이 법이 발효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농경지의 수백배 가치를 지니고 있는 갯벌의 보호를 위해 참다운 가치를
인정하는 진정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