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이후 단 한번도 거래되지 않았던 선물 99년 3월물이 29일 비정상적인
가격에 대량으로 거래돼 선물을 이용한 편법증여 의혹이 일고 있다.

99년3월물은 이날 하룻동안 2천4백계약이 거래되면서 약정대금이 5백3억원
을 넘었다.

거래물량이 전체의 절반인 1천2백계약에 도달할 때까지는 선물가격이 42.45
이상을 유지했으나 장 끝무렵인 오후 2시38분에 갑자기 하한가 부근인 40.70
으로 급격히 떨어졌고 이날 2천3백80계약이 청산돼 선물매수자계좌에서 매도
자 계좌로 이동된 자금규모가 수십억원에 이른 것으로 추산됐다.

증권거래소는 이에따라 추적조사에 나섰다.

증권업계에서는 이와관련, 특정인이 매매가 전혀 없는 선물종목을 골라 증
여수단으로 활용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즉 고가에 선물을 대량으로 매수한 뒤 저가에 이를 청산시키면 매수자가 매
도자에게 편법으로 수십~수백억원을 증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증권시장에는 모증권사가 외국계 투자기관의 대량환매주문을 처
리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입혔고 이를 보상해주기 위해 이번 거래를 했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김인식 기자 sskiss@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5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