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권위있는 문학상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재일작가 이회성씨(63)가
50년만에 "조선" 국적을 버리고 "한국" 국적을 갖는다.

이씨는 30일 오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림대.동아일보 공동주최의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뒤 "국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국 국적 취득을
생각해오다 한달전 주일대사관에 의사를 전달, 긍정적인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분단현실을 거부하고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무국적이나 다름없는
''조선''국적을 고집해온 이씨는 "국민적 화해를 추구하고 IMF체제 고난을
헤쳐나가는 과정에 동참해 고통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사할린 태생인 이씨는 45년 아버지와 함께 일본으로 탈출, 와세다대학
러시아문학과를 졸업했다.

도쿄에 있는 조선신보에서 기자생활을 하다가 69년 "군상"지 신인상
수상작인 "또다시의 길"로 일본문단에 데뷔했으며 72년 "다듬이질하는 여인"
으로 한국인 최초의 아쿠타가와상(제66회) 수상자가 됐다.

반유신독재 투쟁을 벌여 72년 이후 한국정부로부터 입국을 거부당했던
그는 지난 96년 문학의해 기념사업 주최측 요청으로 24년만에 한국땅을
밟았다.

그의 주요작품으로는 유신독재를 다룬 "금단의 땅", 중앙아시아에 이주한
한민족의 굴곡진 삶을 그린 "유역", 사할린 취재기인 "사할린 여행" 등이
있다.

< 고두현 기자 kd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