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은 그린에서 불과 3m 떨어져 있었다.

홀까지의 거리는 10m도 안됐다.

더구나 라이도 평탄해 다이렉트 홀인까지 노릴만 했다.

그러나 M의 칩샷은 볼허리를 치며 토핑이 됐다.

볼은 홀을 훨씬 지나치며 그린 반대편으로까지 넘어갔다.

M은 붙여서 파를 잡아야 본전인 상황에서 고작 4온을 시킨 것.

그 샷을 본 친구가 한마디했다.

"자넨 아직까지도 그런 실수를 하나"

지나가듯 한 말이었지만 M은 순간 정신이 번쩍났다.

그 친구의 말은 M의 가슴을 매섭게 찌르고 있었다.

"그래.

10년동안 골프를 쳤고 핸디캡도 한자리수인데 짧은 칩샷을 미스하는건 사실
말도 안된다.

이건 정신을 안차렸다는 이유외에는 설명할 방법이 없다.

최근 그같은 미스샷이 가끔 나왔는데도 나는 실수는 으레 있을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넘어갔다.

앞으로는 골프를 한층 단단히 조여야겠다"

M의 깨달음대로 골프는 실수가 불가피한 게임이 아니라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하는 게임이다.

적어도 그린사이드 칩샷같은 쇼트게임에서는 절대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

10m 칩샷을 할때는 장타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퍼팅과 같이 1cm를
겨냥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평소하던대로 "툭" 쳐주면 되는데 그걸 미스하면 자기자신한테도 할
말이 없다.

"홀에 다가갈수록 더 신중히 쳐라"고 강조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롱게임에서의 실수는 말그대로 실수이지만 쇼트게임에서의 실수는 실수가
아니라 부주의이다.

이제까지 부주의와 실수를 같은 범주로 생각하지 않았는지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