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모방에서 창의적 모방으로"

앞으로 우리기업이 취해야할 제품전략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우리 기업은 지난 60, 70년대 노동집약적 경공업제품을, 80년대에는
중화학제품을 단순모방하면서 성장해왔다.

그러나 기업경영의 환경이 크게 변화되면서 새 제품을 개발하거나 창의적
모방을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됐다.

신기술 개발과 창의적 모방, 우리기업들은 두가지 방식중 어떤 전략을
따르는게 유리할까.

전적으로 선택의 문제이지만 창의적 모방을 택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많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원천기술을 확보하는게
경쟁력을 높일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투자비를 지불하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한다.

최근들어서는 개척적 혁신을 강조해온 미국에서조차 창의적 모방을 중시하는
추세다.

창의적 모방을 추구하면 혁신기업들이 겪는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기업의 입장에서 볼때 창의적 모방 전략을 펴는게 유리하다는 것은
일본의 사례를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일본은 트랜지스터를 먼저 개발한 미국을 제치고 전세계 가전제품 시장을
석권했다.

VTR를 미국이 먼저 상품화했으나 일본은 더좋은 성능의 제품을 싼 가격에
공급, 시장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전자레인지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개발했으나 창의적 모방을 통해 미국 기업을 몰아냈다.

창의적 모방전략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개척기업보다 훨씬 더 높은 기술력을 갖고 상당한 수준의 창의성을
발휘해야만 창의적 모방은 가능하다.

성장산업에서는 모방도 기술력이 뒷받침돼야만 한다는 얘기다.

지금까지의 연구패턴을 보면 혁신제품이 아이디어에서 제품화되기까지
3년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기술적 비밀은 1년또는 1년반도 지나지 않아 창의적 모방기업에
의해 감지된다.

20%는 시작된지 6개월만에 감지되기도 한다.

이는 창의적 모방이 혁신제품이 출시된 후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개척자의 연구단계에서 힌트를 얻고 이를 뛰어 넘는 제품의 모방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창의적 모방전략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첨단 과학기술을
끊임없이 모니터하고 연구개발활동을 계속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에서 경제위기 극복을 핑계로 정부 기업들이 산하
연구소를 폐쇄하거나 축소하는 행태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 윤진식 기자 js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