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은 현장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입하려는 부동산에 하자는 있는지, 앞으로 용도는 어떻게 바뀔지 철저히
직접 눈과 귀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침체로 급매물이 많은 IMF시대엔 이같은 현장확인이 더욱
필요하다.

주부 박희순(38.노원구 상계동)씨는 순전히 다리품을 파는 현장확인
정신을 바탕으로 부동산 재테크에서 큰 재미를 본 케이스.

평소 경매에 관심을 갖고 있던 박씨는 지난 1월 세입자와 명도관계 없이
깨끗한 상태에서, 두차례나 유찰돼 7천8백만원으로 떨어진 서울 성북구
정릉동의 택지 35평(건물 20평) 물건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녀는 이 물건에 무슨 하자가 있다고 보고 관할구청 도시정비과를 방문,
이 땅이 도로확장공사에 편입되는 바람에 두차례나 유찰되고 경매가격도
내려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러나 박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땅을 낙찰받는 경우 보상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 추가로
알아봤다.

박씨는 이 땅이 도로용지에 편입돼도 토지와 건물에 대해 보상이 이뤄지고
택지개발지구내 32평짜리 아파트 분양권을 배정받게 된다는 말을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전해듣고 귀가 번쩍 뜨였다.

결국 박씨는 이 땅을 입찰 경쟁자 없이 8천만원에 낙찰받았다.

박씨가 들인 돈은 소유권 이전비용까지 모두 8천5백만원.

지난 3월 도로확장공사가 시작되면서 박씨는 땅값으로 9천4백만원, 건물값
9백만원등 총 1억3백만원을 보상받았으며 여기에다 이사비용으로 4백만원이
추가로 들어왔다.

IMF한파로 집값이 떨어진 상황에서 투자비용보다 무려 2천2백만원이나
더 받은 셈이다.

박씨의 다리품이 더욱 빛나는 것은 서울시 산하 도시개발공사가
택지개발지구에 공급하는 아파트 32평짜리에 대한 우선 분양권을 확보한
점이다.

게다가 박씨는 전세로 옮기며 전세비용을 뺀 8천1백만원을 모투자신탁에
맡겨 월90만원이상의 이자수익을 올리는등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에서 18평짜리 주공아파트에 전세살면서 전세비용을 뺀
8천1백만원을 모투자신탁에 맡겨 월 90만원을 넘는 이자수익도 얻고 있는 것.

사려는 물건에 하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환경변화가 가져다줄 수익성을
철저히 따진 박씨의 현장확인 정신이 뜻하지 않은 복덩어리가 된 셈이다.

< 방형국 기자 bigjob@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