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리딩뱅크(선도은행)가 될 것인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이 1일 "외환은행 같은 선도은행이 조만간 나타날
것"이라고 말해 선도은행 부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정부가 3-4개의 리딩뱅크를 중심으로 은행간 통폐합을 단행,초대형
은행을 탄생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리딩뱅크여부는 은행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현재 리딩뱅크로 거론되는 은행은 주택 국민 신한 하나 등 우량은행
4총사와 외환은행 등 5개.

그러나 조흥 상업 한일 등 3개 메이저은행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앞으로 이들 8개은행을 중심으로 리딩뱅크 주도권잡기는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금융감독위원회 등 감독당국이 어떤 방향으로 교통정리를
할지가 은행간 합병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리딩뱅크로 확정된 은행은 외환은행.

외환은행은 독일코메르츠은행과 합작을 성사시켜 급격히 리딩뱅크로 부상
했다.

국제금융업무의 노하우에다 외자유치로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
이 높아진 탓이다.

이헌재 금감위원장조차 "조만간 외환은행같은 리딩뱅크가 자연스럽게 부상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외환은행은 일단 코메르츠은행과 합작을 마무리짓는데 주력하되 다른
은행과의 합병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등장한 은행이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그동안 후발은행으로 치부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말 현재 총자산이 43조5천8백47억원으로 제일은행
(41조6천9백49억원)과 서울은행(35조8천2백13억원)보다 훨씬 많다.

경영내용도 알차다.

일부에서는 감독당국이 신한은행에 다른 은행을 흡수토록 권유했다는
얘기도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

실제 신한은행은 도상연습을 끝마치고 대상은행과 접촉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대주주인 재일동포.이들은 현재로선 증자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

따라서 신한은행보다 큰 은행과 합칠 경우 소주주로 전락하는 점을 우려,
대형은행과 합병에 부정적이다.

국민 주택 하나은행도 리딩뱅크로서 손색이 없다.

그러나 국민 주택은 기업금융과 국제금융부문이 전무하다는 점이 약점이다.

이들 은행이 중심이 됐을 경우 나라경제를 뒷받침할 금융업무가 취약해지지
않을까 우려되는게 사실이다.

실제 두 은행은 현재의 소매금융업무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 은행에 국제업무나 기업금융업무에 일가견이 있는 은행을
합치면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

금감위는 특히 대형선도은행 탄생을 위해 정부가 대주주인 이들 은행 합병
을 적극 유도키로 해 관심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일단 소형특화은행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렇지만 상황에 따라 대형은행과 합병도 적극 검토하고 있어 변수다.

리딩뱅크논쟁에서 불만이 가장 큰 은행은 조흥 상업 한일 등 메이저 3총사.

이들 은행은 자신들이 피합병은행으로 거론되거나 3개은행을 합치는 방안이
얘기되는 것조차 매우 불쾌해 하고 있다.

그동안의 기여도,소매 도매 국제업무를 두루 갖춘 균형감, 미래의 가능성
등을 종합 고려할 경우 자신들만한 은행도 없다는 주장이다.

현 재무구조만을 보고 자신들을 해체할 경우 나라경제에도 해가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들 은행은 이 보다는 차라리 자신들과 지방및 후발은행을 합치는게
낫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되면 합병의 후유증도 최소화할수 있고 합병효과도 극대화시킬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은행간 합병설이 한창이다.

일부에서는 수백억원이 투입된 전산시스템을 합병때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근거아래 "조흥+신한"의 합병조합이 얘기되고 있다.

이들 2개은행은 유니시스 기종을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은행은 IBM
기종을 사용하고 있다.

또 업무의 상호보완적 의미에서 "외환+국민은행" "주택+하나은행"의
조합도 나돌고 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