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구조가 바뀌고 있다.

수출주력시장이 다시 미국 유럽 등 선진국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동남아와 일본 등 아시아 시장에 대한 수출은 줄어들고 있다.

수출주력품목이 더욱 편중되고 있고 단가는 떨어지고 있다.

70-80년대식으로 돌아가는 모습이다.

5월중 미국 유럽 등 서구선진국에 대한 수출은 27억4천6백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8%나 늘어났다.

이에반해 대일수출은 10%, 동남아수출은 16.5% 감소했다.

외환위기와 경기침체로 인한 아시아시장의 수요부진 탓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쪽의 통상마찰이 문제다.

미국 자동차제조업자 협회(AAMA)는 "환율로 무장한 한국업체들이 과거처럼
소나기식 수출로 돌아섰다"면서 시장조기개방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환율 덕분에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수출이 늘어났지만 밀어내기식 물량
수출이었고 수출단가는 계속 떨어졌다.

산자부는 "자동차에서부터 직물에 이르기까지 제고가 넘쳐나면서 바이어들
의 수출단가인하압력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품목도 편중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의 경우 중화학 제품수출은 40억9천2백만달러로 작년같은 기간에
비해 12.7% 늘어났다.

그나마 반도체(증가율 10.7%) 석유화학(15.9%) 철강(41.8%) 등이 지탱하는
형편이다.

자동차(-15.2%) 컬러TV(-13%) VTR(-28.2%) 등은 환율호재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들 업계는 "엔저효과가 본격화되는 하반기엔 수출이 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공업제품의 경우엔 전반적인 퇴조세다.

원자재난 자금난 내수부진 3중고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경공업제품 수출은 12억3천3백만달러로 4.8% 감소세를 보였다.

무협은 "가죽.모피(-27.5%) 섬유제품(-9.6%)의 수출은 원자재수입난까지
겹쳐 기반을 상실할 위기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종합상사 등 수출업계는 품목 가격 지역등 수출구조가 장기적인 수출여건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박철원 삼성물산 부사장은 "동남아 경쟁국까지 한국을 의식하고 고의적으로
수출가격을 낮추고 있고 현금확보를 위한 국내 수출업체들의 과당경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 이동우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