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매장에서는 새벽 1~2시께 불이 꺼진다.

영업이 끝나는 시간은 오후 11시.

셔터를 내린뒤 2~3시간 뒤에야 일과를 마치는 셈이다.

이 시간동안 점원들은 대청소라도 하듯 구석구석을 쓸고 닦는다.

기계는 낱낱이 분해, 음식찌꺼기를 털어내고 소독한뒤 재조립한다.

이는 맥도날드가 진출한 1백11개국 2만3천5백여개 매장에서 한결같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무엇이든 대충대충 처리하는 점이 문제라는 한국.

그러나 맥도날드 직원들은 매일밤 빈틈없이 쓸고 닦고 재조립한다.

매장에서 일하는 점원들은 결벽증환자처럼 하루에도 수십번 손을 씻는다.

이들은 그 이유를 "맥도날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맥도날드가 한국에서 햄버거장사를 시작한지 올해로 만10년.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한국 진출 역사는 짧은 편이다.

한국 맥도날드는 지난 86년 공인회계사 안효영씨와 미국맥도날드가
50대50 비율로 합작회사(주)맥안을 설립함으로써 출범했다.

햄버거장사를 시작한 해는 압구정동에 제1호점을 오픈한 88년.

2년뒤인 90년에는 서울지역을 담당하는 (주)신맥과 부산지역을 담당하는
(주)맥킴으로 프렌차이즈법인을 나눴다.

한국 맥도날드는 출범후 품질 서비스 청결을 내세우며 젊은층을 파고
들었다.

때마침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햄버거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이 덕분에 88년 2개 뿐이던 매장이 작년말엔 1백14개(현재는 1백25개)로
증가했다.

연간매출도 19억원에서 1천억원으로 급증했다.

한국 맥도날드측은 이에대해 "이 땅에서 맥도날드 경영철학이 실현된
결과"라고 설명한다.

(주)신맥 신언식(41)사장은 "고객에게 가치(value)를 주는 것이 맥도날드
경영철학"이라고 말한다.

고객으로 하여금 지불한 금액에 비해 큰 만족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라는
얘기다.

맥도날드는 미련하게 보일 정도로 이 경영철학에 집착한다.

셔터를 내린뒤 2~3시간에 걸쳐 청소하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이 뿐이 아니다.

맥도날드는 햄버거장사와 관련된 모든 사항들을 수백권의 책으로
메뉴얼화해놓고 직원들이 철저히 지키도록 하고 있다.

아르바이트사원을 뽑으면 한달동안 월급을 주며 교육한 뒤에야 매장에
내보낸다.

한국 맥도날드는 1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1천억원대의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그런데도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고 얘기한다.

물론 궁극적 목적지는 한국 패스트푸드업계 1위 자리이다.

목적지에 도달하는 시기는 2천년대초로 잡고있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