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정한 해태그룹처리에 종합금융회사들이 반발하는 것은 은행안을
따를 경우 대규모 손실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종금사들은 해태제과 음료 유통 등 3개사를 팔아 담보여부에 따라 채권을
회수할 경우 담보부족으로 별로 건질게 없다.

채권은행단 결정대로라면 담보가 거의 없는 종금사는 총 1조7천억원에
달하는 채권액의 30%밖에 상환받을 수 없다.

거액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로써 종금사의 존폐를 결정짓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대폭
떨어진다.

종금사들로선 수용하기 어려울수 밖에 없다.

종금사들은 신용위주로 대출해 왔다.

종금사들은 은행들이 이런 관행을 고려하지 않고 담보여부에 따라 상환비율
을 결정하는 것은 횡포라고 지적했다.

또 해태그룹에 대한 종금사 여신이 은행권에 비해 오히려 많은 만큼 앞으로
종금사 입장을 적극 관철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해태그룹 처리를 둘러싼 은행과 종금사의 이해가 대립, 최종안 확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한 종금사 여신담당 임원은 "이번 채권은행단 회의에서 담보가 많지 않은
상당수 은행들도 담보유무에 따른 부채상환 결정에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이들 은행들과 공동으로 대출금 출자전환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해태그룹이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쌍용이나
거평그룹에 대한 은행권의 협조융자에 종금사들이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흥은행측도 이같은 종금사들의 반발을 의식, "이번 결정은 최종안이
아니라 채권은행들이 내놓은 하나의 방안"이라며 "종금사 단일안이
만들어지면 추가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 김수언 기자 soo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