릭 윌리엄스 < 컬리어스 자딘 호주법인 대표 >

아시아 국가들이 부동산과 관련해 당면해 있는 문제점의 구조적인 원인은
80년대 서방 선진국들과 같이 과잉공급에 있다.

특히 90년대초 부채에 의존한 건설붐이 지금에 와서 골칫거리로 전락한
것이다.

지금 한국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부동산 시장을 활짝 열어놓았다.

당면한 외국자본을 유치함으로써 외환부족 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한국의 부동산이 외자를 끌어들이려면 시장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기존 건물이나 프로젝트들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우선 강조한다.

둘째로는 이러한 투자환경은 정치 사회 세제 물가 등의 안정이 전제가
돼야하며 셋째로는 부동산 소유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률적 안정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는 외환송금 등 외국인이 사업을 하기에 절차가 간단 명료하고
구입대상 물건에 대한 정보가 객관적이어야 한다.

또 국내 부동산 제도를 국제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임대인과 임차인의 동등한 조건을 담은 부동산 임대계약서나,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해주는 손해배상보험제도의 도입 등 부동산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한국의 경우 부동산이 팔리거나 임대될 때 실질적인 매매가격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진국의 경우 이런한 것들이 투명하게 공개돼 시장가격을 알기 쉽고,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투자결정이 신속히 이뤄진다.

한국에서는 감정평가가 원가방식에 근거를 두고 있어 수익성을 중시하는
외국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한국의 부동산은 정기적인 임대 수익이 대단히 낮은 편이다.

투자금액의 상당 부분을 보증금(전세)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월임대수익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임대수익으로는 실세금리가 20%에 육박하는 은행 이자율을 감당할
수 없으며 결국 자금의 흐름을 왜곡시키게 된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한국 부동산시장에 대한 시각은 당장은 회의적이다.

최근 5년동안 화교들이 미국 등에서 보여준 대대적인 투자나, 일본이 지난
87년부터 90년사이에 서방국가들의 부동산에 투자한 것과 같이 외국 자본이
한국 부동산시장에서 왕성하게 움직일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외국투자자들은 부동산 가격이 얼마인가에는 무관심하다.

투자금액에 대비한 수익률에 관심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투자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투자수익률과 안전성이다.

원화가치의 평가절하와 부동산값 폭락으로 업무용 빌딩 등의 가격이
엄청나게 내려갔다고 주장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임대료의 동반하락으로 수익률에는 변동이 없는데다 수익성은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에서는 임대계약 기간이 만료돼도 임대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