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합병이 증시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여당 관계자도 슬쩍슬쩍 윤곽을 흘리면서 연일 기대감을 부풀린다.

은행합병에도 두가지 유형이 있다.

몸집은 공룡처럼 부풀었지만 영업행태가 달라지지 못한 일본형이 있고,
군살을 뺀 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미국형이 있다.

일본 합병은행의 주가는 반짝시세를 낸 뒤 원위치된 반면 미국 합병은행
주가가 날개를 단 것은 당연한 일.

한국의 합병은행은 과연 어느 쪽에 가까울까.

속단할 수야 없지만 은행다운 은행이 되는 길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대출선을 맺고 끊는 일을 제대로 하자면 웬만한 신용평가기관 이상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

은행합병을 무조건 호재라고 여기는데엔 함정이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