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가 지난달 13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후 3주일이상 내림세를 타고
있다.

이에따라 일각에서는 미국 증시에 황혼이 깃들기 시작했다는 성급한 분석
까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공업평균주가지수는 지난 5월13일의 9,211.84를 정점
으로 더 이상 오르지 못한채 고개를 떨구었다.

그동안 등락은 있었지만 대세는 하락기조였다.

대체적으로 사흘 떨어지고 하루 오르는 "3락 1등"의 장세가 지난 3주일간
이어지고 있다.

그전까지는 정반대였다.

1주일에 2~3회꼴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면서 "3등 1락"의 초활황장세였다.

지난 3일 현재 다우지수는 8,803.8로 3주일 사이에 모두 4백8포인트(4.5%)가
빠졌다.

이같은 주가내림세의 원인은 여러가지이나 우선 버블우려가 첫번째 요인
으로 꼽힌다.

올들어 주가 신기록행진이 이어지자 미국증시의 버블우려가 국내외에서
제기됐다.

그러자 버블붕괴를 염려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발을 빼고 채권시장으로
이동, 주가가 떨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주식시장은 수익률이 높지만 리스크도 크다.

하지만 채권시장은 수익률은 낮아도 안전하다.

증시관계자들은 버블우려로 투자자들의 투자패턴이 고위험-고수익에서
저수익-저위험 패턴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이 아시아경제위기 영향권에 들어간 점이 주가하락의 두번째 요인이다.

아시아경기침체로 이 지역에 대한 미국기업들의 수출이 부진해져 주가가
오르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수출부진현상은 아시아지역과 교역이 많은 대형기업들에서 두드러져
주로 이들 주가가 하락함으로써 다우지수가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우존스공업지수는 인텔 IBM 코카콜라 등 미국의 30개 대형기업들의
주식들로 구성돼 있다.

미국경제에 성장둔화기미가 나타나고 있는 것도 증시의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금까지 경기지표들이 상승일색이었으나 요즘들어 상승세가 꺾이거나
상승폭이 둔화되는 지표들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과 3월에는 각각 0.3및 0.4씩 올랐던 경기선행지수가 4월에는
0.1로 상승폭이 줄었고 제조업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구매관리지수는
지난 5월 올들어 처음으로 하락했다.

물론 아직까진 좋은 지표들이 더 많지만 좋지 않은 지표들도 더러 나오고
있어 주식투자자들의 의욕이 꺾이고 있다.

대부분의 증시전문가들은 지금의 장세를 반드시 거쳐야 할 조정기로 보고
있다.

주가상승세에 한번쯤 제동이 걸렸어야 했는데 지금이 바로 그때라는
것이다.

재도약을 위해 바닥을 다지고 있을 뿐이라는 시각이다.

소수지만 미국증시가 더이상 활황장세를 만끽하지 못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앞으로 아시아경제위기 파장이 미국에 본격적으로 미쳐 미경제 호황이
주춤해지면서 증시활황도 끝날 것이라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어느쪽이 맞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좋지않은 인식이 늘어가는 것 만큼은
확실하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