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최북단에 자리잡고 있는 강원도 고성.

초여름 고성의 색깔은 온통 초록이다.

특히 속초에서부터 통일전망대(고성군 현내면 명호리)까지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7번국도 55km 구간은 짙푸른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꿈의 드라이브
코스다.

동쪽으론 쪽빛에서부터 군청색에 이르기까지 수심에 따라 색이 다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서쪽으로는 진초록의 산과 들이 여행객을 맞는다.

아직 해수욕철이 아닌만큼 요즘 이곳을 찾으면 때묻지 않은 자연을 그대로
만날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7번국도변에는 민통선안에 있는 마을인 현내면 명파리, 신라때 창건된 절
건봉사, 전통북방식건축물이 잘 보존돼있는 왕곡마을 등 볼거리도 많다.

크고 작은 항포구에서 바다낚시를 즐기거나 활어회를 맛볼수도 있다.

고성여행은 일단 통일전망대까지 올라간후 속초쪽으로 거슬러 내려오면서
볼만한 곳에 들르는 것이 요령이다.

<> 통일전망대 =연간 1백50만명이 다녀가는 관광명소다.

고향을 북에 두고 온 실향민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

전망대에 오르면 망원경을 통해 북녘의 금강산 낙타봉을 비롯 해금강
감호등을 볼수 있다.

해안을 따라 펼쳐진 황금빛 백사장이나 푸른 바다는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신비스런 느낌을 준다.

북쪽으론 "세금없는 나라" 등 북한군이 써놓은 글씨도 보인다.

전망대로 들어가기전에 출입허가와 안보교육을 받아야 한다.

<> 현내면 명파리 =우리나라 최북단에 있는 마을.

민통선안에 자리잡고 있으면서도 오징어잡이와 벼농사, 토종돼지기르기
등으로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정겹다.

토종돼지고기, 막국수, 산채비빔밥 등 값이 싸면서도 맛깔스러운 음식도
맛볼수 있다.

<> 왕곡마을 =송지호 해수욕장 부근 죽왕면 오봉1리에 있는 전통건물
보존마을이다.

북방식으로 지어진 초가집과 기와집이 몰려 있다.

88년 당시 문화공보부가 전통건물보존지구로 지정, 서까래를 손보고 기와를
새로 올리는 등 복원사업을 벌여 왔다.

주민들이 거주하는 49채의 집중 20여채가 "ㄱ"자 구조의 북방식으로
되살려져 있다.

14세기께 강릉 함씨와 강릉최씨의 집성촌으로 형성돼 지금도 대부분의
마을사람들이 함씨아니면 최씨다.

<> 건봉사 =간성에서 서쪽으로 10km쯤 떨어진 거진읍 냉천리 건봉산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절이다.

신라 법흥왕 7년(520년)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져 오며 여러차례
소실과 중수를 거듭했다.

지금 남아있는 구조물중엔 입구의 불이문만 1902년 건립된 것이고 대웅전
적멸보궁등은 근래에 지어졌다.

절의 유구와 부도 수십기는 옛것 그대로 보존돼 있다.

이 절은 부처님의 진신 치아사리가 봉안돼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당에서 갖고와 통도사에 봉안했던 치아사리를
임진왜란때 왜구가 빼앗아 갔고 이것을 사명대사가 찾아다 이곳에 봉안했다
고 한다.

<> 교통 =서울에서 가려면 춘천 홍천 인제 원통을 거쳐 진부령을 넘거나
중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를 차례로 타고 강릉까지 가서 7번국도를 따라
가면 된다.

어떤 길을 택하든지 5시간정도는 걸린다.

빠듯하게 일정을 잡으면 서울에서 1박2일에도 갔다올수 있지만 연휴나
토요휴무를 이용해 2박3일로 가는게 좋다.

고성군청 관광경제과(0392-680-3545)에서 여행정보와 여행안내책자를
얻을수 있다.

< 고성=이정환 기자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