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경제여건상 금리를 올릴수 없는 형편인데도 금리를 전격 인상해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지난 4일 환매채(RP)금리를 종전의 7.25%에서
7.5%로 기습 인상했다.

그러자 업계와 경제전문가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그렇지 않아도 침체기미를 보이고 있는 영국경제가 이번
금리인상으로 더욱 후퇴국면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영란은행의
조치를 성토하고 나섰다.

영란은행은 가계소득 증가로 정부의 물가상승 억제 목표치(연 2.5%)를
달성하기 어려워 금리를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업계는 금리 인상에 당혹감과 함께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영국산업연맹(CBI)은 제조업체와 수출업체들이 금리인상으로 큰 타격을
받게 됐다며 영란은행의 조치에 분노했다.

CBI의 수석 경제자문가 케이트 바커는 "안그래도 파운드당 2.90마르크대의
파운드화 강세로 수출경쟁력이 취약한 판에 금리까지 더 올라가 많은
수출업자들의 경쟁력이 더 떨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노조를 대표하는 노동조합회의(TUC)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존 몽스 TUC 사무국장은 "이번 금리인상은 전혀 예상되지 않았던 것으로
경제에 조금도 이로울 게 없다"면서 금리인상으로 경제가 급격히 위축돼
투자와 고용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당인 보수당의 프랜시스 모드 경제담당 대변인은 "이번 금리인상으로
경제가 급강하,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공산이 커졌다"고 비난했다.

아이언 피터스 영국상공회의소 부회장도 "제조업과 서비스부문의 성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금리가 인상돼 경기후퇴가 불가피해졌다"고
성토했다.

대부분의 민간 경제전문가들도 금리인상 조치에 극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이치 모건 그린펠사의 통화전문가 폴 메기시는 "영국 경제가 부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조치가 파운드화의 추가 하락을 부추키고
그로 인한 수입물가상승으로 인플레율이 고조되고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번 금리인상은 최악의 조치"라고 규정했다.

이날 금리인상으로 주가가 1.3% 떨어진 것은 당연했지만 올라야 할
파운드화조차 미국 달러와 독일 마르크화에 대해 떨어지고 말았다.

금리인상이 몰고 올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탓이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