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미국 보잉사로부터 B-737항공기 27대를 도입키로 했다.

대한항공은 김 대통령의 방미 기간중인 9일께 보잉사와 정식 계약을
체결한다.

대한항공은 B-737-800과 B737-900 등 최신형 항공기 27대를
13억5천만달러에 들여오기로 주문계약을 맺고 2000년부터 항공기를
건네받기로 했다.

대한항공의 항공기 구입규모는 부품등을 포함할 경우 20억달러선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이 보잉사 비행기를 사는 것은 우리 기업이 미국에 주는
''선물''이다.

김대통령의 방미기간중 대형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김 대통령의
경제외교를 측면지원한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김 대통령의 방미에 맞춰 국내 대기업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상위그룹들은 현지에서 외자유치 계획을 터트리고 중하위 그룹들은
국내에서 강도높은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주력 계열사 사장들로 구성된 "제2차
투자유치단"을 미국 서부에 파견했던 삼성그룹은 김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이 유치활동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유치단은 그동안 휴렛팩커드 마이크로소프트 실리콘그래픽스 등과
투자유치 협상을 벌였었다.

업계는 삼성이 10억달러 이상의 외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는 또 방미기간 중 김 대통령을 면담키로 돼있는 인텔사의
앤디 그로브 회장이 삼성전자에 자본참여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는 그동안 대우자동차와 자본참여를 포함한 포괄적 제휴협상을
벌여온 제너럴모터스(GM)를 통해 외자유치 계획을 "우회"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0일 김 대통령을 면담하는 GM의 잭 스미스 회장이 직접 그동안
대우와 벌인 협상결과를 공식화할 가능성이 높다.

대우와 GM은 빠르면 6월, 늦어도 9월까지는 국내외 자동차 부문에서
포괄적인 제휴 협상을 완결짓기로 돼있었다.

GM의 자본참여규모는 30억~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는 이에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2일 뉴욕에서 미국 로스차일드
하버드비즈니스스쿨클럽 등과 공동으로 "한국투자유치 세미나"를 가졌다.

현대는 이 세미나를 통해 "한국 경제는 빠르면 연말께 회복이 예상되므로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밖에 H그룹 등 3~4개 그룹이 그동안 미국계 자본과 협상해온 외자유치
계획을 김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에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위 그룹들이 김 대통령의 방미 기간 중 "비장의" 외자유치 계획을
발표하는 것과는 달리 중하위권 그룹들은 국내에서 한계사업정리를
포함한 강도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잇달아 내놓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김 대통령이 방미를 앞둔 5일 기업의 강력한 구조조정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데 따른 대응조치로 정부의 개입 이전에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완결짓기 위한 것이다.

재계가 이처럼 외자유치계획을 잇달아 터트리고 자발적인 구조조정계획을
내놓는것은 그러나 심정적으로 정부 정책에 동의하고 있어서인 것은 아닌
것 같다.

재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잘 되고 있다고 말한 지
한달만에, 그것도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정반대의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대해 기업들이 당황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정부가 더 많은 퇴출대상기업을 담은 리스트를 당초 예정보다
12일이나 늦춰 발표하겠다고 한데 대해 재계의 불만은 극도로 높아져있는
상태다.

전경련 관계자는 "기업으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은 일단 모두 해보자는
입장일 것"이라며 "외국인들의 객관적인 평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6월말 기업구조개혁의 강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