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저널] '김대통령의 상품가치' .. 우호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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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대통령이 갖는 워싱턴에서의 상품가치는 유례없는 것이다.
우선 그의 화려한 정치역정이 남다른 것이기도 하지만 그가 표방하고 있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동시발전"이라는 정치.경제적 이념이 미국인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념 세일즈"라는 차원에서 잘 다듬어진 상품이라는게 워싱턴의 평가다.
21세기를 내다보는 시점에서 북한 등을 제외하고는 지구상에 시장경제를
표방하징 않는 국가나 체제는 이제 거의 없다.
따라서 시장경제를 경제철학으로 내세우는 것은 이미 진부한 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장경제와 동시에 민주주의까지 발전시키겠다는 철학은 남보다
한발 앞선 상품이라는 것이 현지의 인식이다.
이는 경제를 위해 정치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희생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싱가포르와는 분명히 다른 노선이다.
시장경제를 추가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중국과도 다른 것이라는 것이 이홍구 주미대사 설명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동시발전"이라는 슬로건은 백악관을 위시해 워싱턴
의 상하양원, 그리고 한국을 지원하는 각 부처 관료들, 위기에 휩싸인
아시아에 관심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의 귀를 즐겁게 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미국 고위관료들의 평가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일 워싱턴 매리오트 호텔에서 "아시아 위기와 미국의 대외 수출
현황"이라는 주제로 대통령 수출자문 위원회(President"s Export Council)가
주최한 세미나에 나와 연설한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은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표명한 김대통령의 입장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세미나에 출석한 바세프스키 미 무역대표(USTR)의 또한 같은 맥락의
강연을 했다.
김대통령의 방미를 위한 사전 포석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 워싱턴의
분석이다.
미국방문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김대통령
의 화요일자 뉴욕타임즈와의 회견은 김대통령의 상품가치를 상종가로 끌어
올리기에 충분했다는게 이곳의 평가다.
정치경제적으로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표방했고 통일.외교적으로는
화해와 협력을 내세움으로써 기존의 2차원적이었던 이념적 상품을 3차원적
형태로 격상시켰다는 분석이다.
북한제재완화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즉각적이다.
빌 리차드슨 주UN대사는 김대통령의 제안을 놓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루빈 미국무부 대변인도 클린턴과 김대통령이 이 문제를 놓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방문직전에 제시된 공개의제는 워싱턴의 촉각을
예민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북한 제재완화에 대한 김대통령의 제안은 새로운 전기를 형성하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각에서 검토가 진행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가 쉽게 이루어지리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핵문제 때문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실험이 워싱턴 조야를 시끄럽게 만든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 문제는 미국인들의 안보문제 틀속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미국 국방부쪽에서는 벌써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긴 하지만 이제 북한문제도
새로운 접근론에 불이 당겨졌다.
총론적으로 김대통령에 대한 워싱턴의 관심과 애정은 따뜻하다.
실현까지는 많은 난관이 예상되는 문제이긴 하나 북한문제까지 거론함으로써
워싱턴은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
미디어의 화려한 각광도 기대해 볼만하다.
문제는 한국의 경제상황이다.
현실을 중시하는 실무차원의 기업인이나 분석가들은 여전히 밝지 않은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
파업과 지지부진한 구조조정등 무언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자기 코가 석자나 빠져 있는 일본에게 무엇인가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 경제위기까지 겹쳐 세계경제 상황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 조차도 정치적 수사는 귀가 앞프게 들리지만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대안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워싱턴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에드워드 그램 연구위원은 이렇게 평가한다.
"아시아 위기의 본질은 철저한 자본주의를 지키지 못한데 있다고 봅니다.
돈이 되지 않는 데는 손대지 않아야 하고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은 그 자체가
진실이고 준엄한 평가라는 것을 사실로써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는데 아시아
특히, 한국인들은 이같은 너무도 당연한 원칙을 도외시해 왔고 아직도 이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워싱턴에서 김대통령은 따뜻한 미소와
포옹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표방하는 총론적 원칙과 일반
경제주체의 밑바닥(grassroot) 인식에 괴리가 있는한 그의 방문이 한국의
위기상황을 일시에 해소하는 계기가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실용적인 미국인들은 김대통령이 워싱턴에 머무는 동안 하종가
상태인 한국경제를 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할 것이 뻔하다.
개인적인 역량으로 이룩한 그의 정치.외교적 상종가를 계속 유지하려면
이같은 미국인들의 질문에 성실하고 충실하게 답할 중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 양봉진 워싱턴특파원 bhn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6일자 ).
우선 그의 화려한 정치역정이 남다른 것이기도 하지만 그가 표방하고 있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동시발전"이라는 정치.경제적 이념이 미국인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념 세일즈"라는 차원에서 잘 다듬어진 상품이라는게 워싱턴의 평가다.
21세기를 내다보는 시점에서 북한 등을 제외하고는 지구상에 시장경제를
표방하징 않는 국가나 체제는 이제 거의 없다.
따라서 시장경제를 경제철학으로 내세우는 것은 이미 진부한 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시장경제와 동시에 민주주의까지 발전시키겠다는 철학은 남보다
한발 앞선 상품이라는 것이 현지의 인식이다.
이는 경제를 위해 정치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희생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싱가포르와는 분명히 다른 노선이다.
시장경제를 추가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중국과도 다른 것이라는 것이 이홍구 주미대사 설명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동시발전"이라는 슬로건은 백악관을 위시해 워싱턴
의 상하양원, 그리고 한국을 지원하는 각 부처 관료들, 위기에 휩싸인
아시아에 관심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의 귀를 즐겁게 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미국 고위관료들의 평가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일 워싱턴 매리오트 호텔에서 "아시아 위기와 미국의 대외 수출
현황"이라는 주제로 대통령 수출자문 위원회(President"s Export Council)가
주최한 세미나에 나와 연설한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은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표명한 김대통령의 입장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세미나에 출석한 바세프스키 미 무역대표(USTR)의 또한 같은 맥락의
강연을 했다.
김대통령의 방미를 위한 사전 포석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 워싱턴의
분석이다.
미국방문을 앞두고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김대통령
의 화요일자 뉴욕타임즈와의 회견은 김대통령의 상품가치를 상종가로 끌어
올리기에 충분했다는게 이곳의 평가다.
정치경제적으로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표방했고 통일.외교적으로는
화해와 협력을 내세움으로써 기존의 2차원적이었던 이념적 상품을 3차원적
형태로 격상시켰다는 분석이다.
북한제재완화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즉각적이다.
빌 리차드슨 주UN대사는 김대통령의 제안을 놓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루빈 미국무부 대변인도 클린턴과 김대통령이 이 문제를 놓고
논의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방문직전에 제시된 공개의제는 워싱턴의 촉각을
예민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북한 제재완화에 대한 김대통령의 제안은 새로운 전기를 형성하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시각에서 검토가 진행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북한에 대한 제재완화가 쉽게 이루어지리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핵문제 때문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실험이 워싱턴 조야를 시끄럽게 만든 것과 마찬가지로
북한 문제는 미국인들의 안보문제 틀속에서 다루어지고 있다.
미국 국방부쪽에서는 벌써 신중론을 제기하고 있긴 하지만 이제 북한문제도
새로운 접근론에 불이 당겨졌다.
총론적으로 김대통령에 대한 워싱턴의 관심과 애정은 따뜻하다.
실현까지는 많은 난관이 예상되는 문제이긴 하나 북한문제까지 거론함으로써
워싱턴은 그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게 됐다.
미디어의 화려한 각광도 기대해 볼만하다.
문제는 한국의 경제상황이다.
현실을 중시하는 실무차원의 기업인이나 분석가들은 여전히 밝지 않은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
파업과 지지부진한 구조조정등 무언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자기 코가 석자나 빠져 있는 일본에게 무엇인가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 경제위기까지 겹쳐 세계경제 상황표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 조차도 정치적 수사는 귀가 앞프게 들리지만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대안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워싱턴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에드워드 그램 연구위원은 이렇게 평가한다.
"아시아 위기의 본질은 철저한 자본주의를 지키지 못한데 있다고 봅니다.
돈이 되지 않는 데는 손대지 않아야 하고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은 그 자체가
진실이고 준엄한 평가라는 것을 사실로써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는데 아시아
특히, 한국인들은 이같은 너무도 당연한 원칙을 도외시해 왔고 아직도 이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워싱턴에서 김대통령은 따뜻한 미소와
포옹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표방하는 총론적 원칙과 일반
경제주체의 밑바닥(grassroot) 인식에 괴리가 있는한 그의 방문이 한국의
위기상황을 일시에 해소하는 계기가 되지는 못할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실용적인 미국인들은 김대통령이 워싱턴에 머무는 동안 하종가
상태인 한국경제를 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할 것이 뻔하다.
개인적인 역량으로 이룩한 그의 정치.외교적 상종가를 계속 유지하려면
이같은 미국인들의 질문에 성실하고 충실하게 답할 중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 양봉진 워싱턴특파원 bhn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