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중인 김대중대통령은 6일 오후(현지시간)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있은 국제인권상 수상식에서 17분간 영어로 연설.

김 대통령은 연설에서 "한국 정부는 국민 개개인의 인권문제를 소홀히 하지
않기 위해 인권법 제정과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등 인권수호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

이날 수상식에는 당초 예정에 없었던 루빈 미국 재무장관과 보스워스 주한
미국대사가 참석, 김 대통령과 밀담을 나눠 눈길.

스코트 호턴 국제인권연맹회장,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회장 등 3백여명의
참석자들은 김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전원 기립박수로 경의를 표시하기도.

소로스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견디기 힘든 고난속에서 모든 것을 버리며
승리자가 된 김 대통령의 삶은 영화보다 드라마틱하다"고 소개.

이어 팻 드리언 전 미국무부 차관보는 수상자 선정배경에 대해 "80년에
사형선고를 받는 등 여러차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노력하고 결국 5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

<>.이에앞서 김 대통령은 14시간의 장거리비행과 뉴욕도착 후의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 심야에 수행원들을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 소집해
향후 일정을 점검하는 등 강행군.

김 대통령은 8일로 예정된 뉴욕증권거래소 연설문안을 수행원들과 재검토
하면서 "뭐니뭐니해도 우리가 미국에 온 것은 투자유치를 위한 것"이라며
방미초점이 "경제외교"에 있음을 거듭 역설.

김 대통령은 또 "증권거래소 조찬연설때 각 테이블에 앉을 사람들은 미국측
인사들에게 한국의 경제개혁 조치를 설명하고 지금이 대한투자의 적기임을
적극 홍보해야 할것"이라며 전 수행원들이 홍보요원이 되라고 강조.

김 대통령은 박태영 산업자원부장관에게 뉴욕에서 한국기업들이 주최하는
투자포럼에서 구체적인 상담이 이뤄지도록 적극 활동할 것을 주문하기도.

<>.김 대통령은 이날 인권상 수상에 앞서 유엔본부를 방문, 코피 아난
사무총장과 45분간 면담.

김 대통령은 아난 사무총장에게 대북 "햇볕정책" 등을 소상히 설명한뒤
"한국의 가장 큰 기업인이 소 5백마리와 함께 북한을 방문할 예정으로 있어
얼마후 (한국에서) 장관이 벌어질 것"이라며 "이를 CNN방송이 생중계한다고
들었다"고 언급.

김 대통령은 또 "북한의 두꺼운 외투를 벗길 기회가 두차례 있었으나
놓쳤다"며 아쉬움을 표시.

김 대통령은 "첫번째는 지난91년 북한 김달현 부총리가 남한에 와서 (경제
협력을) 거의 애걸하다시피 했으나 못이뤘고 두번째는 남북정상회담 1주일을
앞두고 김일성이 사망하는 바람에 성사되지 못했다"고 설명.

아난 사무총장은 이에 "유엔도 북한에 인도적 원조를 제공하고 있는데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모니터할 수만 있다면 좀 더 도와줄텐데 아쉽다"고
답변.

< 뉴욕=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