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최종대부자의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금융기관 감독과 관련한 법률을 개정하는걸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한은은 최근 발행된 조사통계월보에 "중앙은행의 최종대부자 기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이 보고서에서 중앙은행이 최종대부자 기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장 동향에 관한 정보를 신속히 파악, 분석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 개별 금융기관의 경영상태를 상시적으로 감시및 지도할 수 있는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지난 연말 재개정된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및 한국은행법에서는 금융감독기능을 통합금융감독기구로 일원화하면서
한국은행에게는 금융기관 감독에 관해 제한적이고 간접적인 기능만을 부여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따라서 한은이 앞으로 최종대부자 기능을 실제로 수행하는 과정
에서 법제의 개선없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나타난다면 관계 법률의
개정도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의 이같은 주장은 은행감독권이 사실상 금융감독위원회로 이양된 초기
상태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은은 특히 중앙은행이 개별 금융기관의 경영상태에 대한 자료와 정보를
충분히 축적해 두지 못한다면 문제 금융기관이 발생할 때 문제의 원인과
파급영향을 분석해 최종대부자 기능의 발동 여부를 결정하는데 시간이
걸리거나 오류를 범할 수 있어 금융위기가 방치되거나 수습이 지연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 필요할 경우 금융감독권에 대한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
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