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본다] '러시아 금융위기와 한국' .. 서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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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원 < KIEP 전문연구원 >
최근 주식.통화.채권의 동반 폭락으로 야기된 러시아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은 러시아가 인도네시아와 같은 경제적 파국사태를 맞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러시아의 금융.외환위기는 동남아 경제위기의 여파로 외국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져 나온 일부 언론의 루불화 평가
절하설이 직접적인 촉매제가 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금융.외환위기는 근본적으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 재정난
심화, 경상수지의 적자 반전, 단기 국내채무 상환도래분 증가, 외환보유고
감소, 체불임금 누증으로 인한 노동자의 파업사태 확산 등과 같은 구조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특히 석유가러시아 수출의 25%이상을 점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유가의 급락은 석유수출을 통한 외화수입을 크게
위축시킴으로써 정부재정 악화및 외환보유고 감소를 초래했다.
그렇다면 작금의 러시아 금융.외환위기는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러시아 정부의 대응및 서방 세계의 움직임, 그리고 최근
거시경제동향을 감안할 때 다음과 같이 3가지 시나리오로 접근할 수 있다.
첫째는 현재의 금융.외환위기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고 점차적으로 안정되어
갈 것이라는 시나리오로 그 실현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시나리오는 러시아의 최대 투자및 교역국인 미국과 독일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의 경제파국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다.
또한 세계 제2의 핵보유국인 러시아의 경제위기는 국제사회에 엄청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정치.군사적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은 현재 협상중인 6억7천만달러의 확대신용차관
미지급분을 지원하고 추가적인 자금제공에 대해서도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IMF의 러시아 지원여부는 외국투자자들이 러시아 경제의 안정정도를 가늠
하는 주요 잣대가 되고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와함께 금리인상, 세출삭감, 주류소비세 인상 등 러시아 정부의 금융.
외환위기 타개책이 발표되자 주가및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섬으로써 금융.
외환시장 안정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특히 G7 재무차관회담에서 적극적인 러시아 지원책을 내놓을 것이 확실시
된다.
둘째는 러시아가 전격적인 루블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시나리오
이다.
이 시나리오는 러시아의 일부 언론과 외국전문가들 사이에서 평가절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어느정도의 실현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루블화가 고평가되어 있다는 대내외적인 인식과 무역수지흑자 감소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루블화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근거한다.
또한 약 6백억달러에 달하는 루블화표시 국내채권에 대한 정부의 상환부담
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도 루블화의 평가절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국가적 위신 실추는 물론 물가인상, 달러화에 대한
투기현상 재연, 왜차상환부담의 가중 등을 초래하여 국가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셋째는 현재의 금융.외환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어 종국에는 외채
지급 불능상태(모라토리엄)에 빠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는 세계경제의 혼란가중은 물론 러시아 개혁정권의 교체를
의미하고 있어,현실성이 극히 희박하다.
즉 옐친 대통령은 정권유지를 위해, 그리고 서방은 공산당을 비롯한 보수
세력 집권시 발생할 엄청난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최소한 국가 모라토리엄
사태는 사력을 다해 막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3가지 시나리오중에서 첫번째 시나리오의 실현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고려할때, 우리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러시아의 금융.외환위기가 서방의 지원에 힘입어 멀지않은 시일내에
진정될 경우 러시아는 서방의 지원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체질을 강화함은 물론 세제개혁, 민영화 가속, 주요 경제개혁법률 개정
등을 통한 개혁.개방노력을 배가할 것으로 보여 우리의 투자진출환경은
개선될 여지도 있다.
반면 러시아의 불가피한 초긴축정책 추진으로 인해 생산및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우리의 수출시장 확대에 애로를 겪을 수는 있다.
물론 러시아의 금융.외환위기가 두번째 시나리오대로 전개된다고 할 경우
우리의 수출과 채권및 뱅크론 회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즉 러시아의 전격적인 루블화 평가절하와 이로 인한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이 장기화되면, 전반적인 경제침체로 대외교역 감소는 물론 세수증대를
위한 수입관세 인상및 통관강화 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대표적인
수출품인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우리의 러시아 수출은 크게 격감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러시아 수출은 97년 기준 약 18억달러로, 총수출의 1.3%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우리경제전반에 미치는 여파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의 러시아 직접투자(FDI)도 97년말 현재 약 1억2천만달러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한때 활황세를 보였던 우리의 러시아 채권투자도 상당
부분 철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우리경제에 대한 충격 역시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우리업계는 러시아 금융.외환위기의 전개과정을 예의 주시.분석하는
가운데 우선적으로는 첫번째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를 고려하여 러시아
투자진출 기회를 포착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다만, 두번째 시나리오의 실현가능성도 감안하여 채권및 뱅크론 회수와
함께 러시아에 대한 수출감소에도 대비해야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0일자 ).
최근 주식.통화.채권의 동반 폭락으로 야기된 러시아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은 러시아가 인도네시아와 같은 경제적 파국사태를 맞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러시아의 금융.외환위기는 동남아 경제위기의 여파로 외국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져 나온 일부 언론의 루불화 평가
절하설이 직접적인 촉매제가 되었다.
그러나 최근의 금융.외환위기는 근본적으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 재정난
심화, 경상수지의 적자 반전, 단기 국내채무 상환도래분 증가, 외환보유고
감소, 체불임금 누증으로 인한 노동자의 파업사태 확산 등과 같은 구조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특히 석유가러시아 수출의 25%이상을 점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유가의 급락은 석유수출을 통한 외화수입을 크게
위축시킴으로써 정부재정 악화및 외환보유고 감소를 초래했다.
그렇다면 작금의 러시아 금융.외환위기는 향후 어떠한 방향으로 전개될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러시아 정부의 대응및 서방 세계의 움직임, 그리고 최근
거시경제동향을 감안할 때 다음과 같이 3가지 시나리오로 접근할 수 있다.
첫째는 현재의 금융.외환위기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고 점차적으로 안정되어
갈 것이라는 시나리오로 그 실현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 시나리오는 러시아의 최대 투자및 교역국인 미국과 독일을 비롯한
서방이 러시아의 경제파국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다.
또한 세계 제2의 핵보유국인 러시아의 경제위기는 국제사회에 엄청난 경제적
손실은 물론 정치.군사적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사실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은 현재 협상중인 6억7천만달러의 확대신용차관
미지급분을 지원하고 추가적인 자금제공에 대해서도 논의할 의사가 있음을
밝힌 바 있다.
IMF의 러시아 지원여부는 외국투자자들이 러시아 경제의 안정정도를 가늠
하는 주요 잣대가 되고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와함께 금리인상, 세출삭감, 주류소비세 인상 등 러시아 정부의 금융.
외환위기 타개책이 발표되자 주가및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섬으로써 금융.
외환시장 안정에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특히 G7 재무차관회담에서 적극적인 러시아 지원책을 내놓을 것이 확실시
된다.
둘째는 러시아가 전격적인 루블화 평가절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시나리오
이다.
이 시나리오는 러시아의 일부 언론과 외국전문가들 사이에서 평가절하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어느정도의 실현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루블화가 고평가되어 있다는 대내외적인 인식과 무역수지흑자 감소
추세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루블화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근거한다.
또한 약 6백억달러에 달하는 루블화표시 국내채권에 대한 정부의 상환부담
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도 루블화의 평가절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입장은 국가적 위신 실추는 물론 물가인상, 달러화에 대한
투기현상 재연, 왜차상환부담의 가중 등을 초래하여 국가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셋째는 현재의 금융.외환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어 종국에는 외채
지급 불능상태(모라토리엄)에 빠질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는 세계경제의 혼란가중은 물론 러시아 개혁정권의 교체를
의미하고 있어,현실성이 극히 희박하다.
즉 옐친 대통령은 정권유지를 위해, 그리고 서방은 공산당을 비롯한 보수
세력 집권시 발생할 엄청난 손실을 예방하기 위해 최소한 국가 모라토리엄
사태는 사력을 다해 막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3가지 시나리오중에서 첫번째 시나리오의 실현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고려할때, 우리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러시아의 금융.외환위기가 서방의 지원에 힘입어 멀지않은 시일내에
진정될 경우 러시아는 서방의 지원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통해
경제체질을 강화함은 물론 세제개혁, 민영화 가속, 주요 경제개혁법률 개정
등을 통한 개혁.개방노력을 배가할 것으로 보여 우리의 투자진출환경은
개선될 여지도 있다.
반면 러시아의 불가피한 초긴축정책 추진으로 인해 생산및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우리의 수출시장 확대에 애로를 겪을 수는 있다.
물론 러시아의 금융.외환위기가 두번째 시나리오대로 전개된다고 할 경우
우리의 수출과 채권및 뱅크론 회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즉 러시아의 전격적인 루블화 평가절하와 이로 인한 금융.외환시장의
불안이 장기화되면, 전반적인 경제침체로 대외교역 감소는 물론 세수증대를
위한 수입관세 인상및 통관강화 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대표적인
수출품인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우리의 러시아 수출은 크게 격감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러시아 수출은 97년 기준 약 18억달러로, 총수출의 1.3%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에 우리경제전반에 미치는 여파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의 러시아 직접투자(FDI)도 97년말 현재 약 1억2천만달러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한때 활황세를 보였던 우리의 러시아 채권투자도 상당
부분 철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우리경제에 대한 충격 역시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우리업계는 러시아 금융.외환위기의 전개과정을 예의 주시.분석하는
가운데 우선적으로는 첫번째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를 고려하여 러시아
투자진출 기회를 포착하는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다만, 두번째 시나리오의 실현가능성도 감안하여 채권및 뱅크론 회수와
함께 러시아에 대한 수출감소에도 대비해야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