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중고차 거래대수가 신차 판매대수를 넘어섰다.

이는 우리나라가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한뒤 처음 발생하는 현상이다.

IMF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이 무엇보다 실속을 따지며 차를 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4월말현재 국내 중고차 거래량은 37만4천4백여대로 약23만3천4백대에
그친 신차 판매량보다 14만여대 많았다.

지난해에는 4월말까지 신차가 45만8천여대 팔려 중고차 거래량
(40만9천여대)을 약5만대 앞섰다.

전문가들은 4월말까지의 역전현상이 연말까지 지속돼 올해는 중고차
거래량이 신차 판매량을 넘어서는 첫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고차 거래량은 지난 90년 신차 판매량의 55%를 기록한뒤 92년에는
48%로 떨어졌다가 오름세를 지속, 지난해엔 83%에 달했다.

올들어 중고차 거래량이 신차 판매량을 넘어선 것은 IMF경제위기로 신차
수요가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이다.

4월말현재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동기에 비해 52%나 줄었다.

반면 중고차 거래량은 9% 줄어드는데 그쳤고 3월이후 월10만대를 넘어서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김흥곤부장은"자동차산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면 중고차 거래량이 신차 판매량을 앞서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IMF경제위기로 소비자 구매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바람에 역전현상이
예상보다 빨리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김광현 기자 k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