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남반도체가 최근 연이틀 상한가를 기록하는 강세를 나타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에는 오름세가 주춤, 소폭 밀렸지만 아남반도체는 8일까지 연이틀 뚜렷한
재료가 눈에 띠지 않는 가운데서도 대량거래속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일단 김대중대통령의 미국 방문기간중 아남반도체가 지분
해외매각이나 외자유치를 추진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면서 상승세를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아남그룹이 아남반도체를 매각할 것이라는 루머도 한몫 거들었다.

이에대해 아남반도체 고위관계자는 "회사 매각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재 해외CB발행이나 제3자배정방식의 증자 또는 론(Loaon) 등을
통해 10억달러정도의 외자를 유치할 계획"이라며 "외국 투자자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걸림돌인 상호지급보증 문제가 해결되면 외자유치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아남반도체 주가상승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미국 투자회사인
AK인베스트먼트사의 아남반도체 지분매입이 꼽히고 있다.

AK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일 암코(Amkor)전자로부터 아남반도체 지분 8.11%를
장외에서 취득했다고 증권거래소에 보고했다.

이에따라 AK인베스먼트는 제2대주주로 부상했다.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인다는 것은 요즘과 같은 시장분위기에서는 충분히
관심을 끌만한 얘기이다.

하지만 AK인베스트먼트의 실체에대해서는 궁금하게 생각하는 증권관계자들도
많은 편이다.

AK인베스트먼트는 자본금이 1달러에 불과하고 대표이사는 아남반도체의
김주진회장으로 되어 있다.

이에대해 아남반도체측은 "김회장이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남반도체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회사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역시 미국에 있는 암코전자역시 김주진 회장이 대주주인 회사이다.

이에따라 증권관계자들은 AK인베스트먼트의 아남반도체 주식매입이 겉보기는
그럴듯하지만 사실은 아무 의미가 없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외국인이 주식을 사는 것처럼 포장을 해 주가 끌어올리기를 시도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결국 아남반도체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별다른 뚜렷한 재료가 없어면서
한때의 바람에의해 상한가를 기록하다가 다시 무너지기 사작했다는 해석도
가능할 것같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