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9일 밤과 10일 새벽(한국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참석한 뒤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등 이번 미국
방문 기간중 가장 중요한 하루를 보냈다.

김 대통령 내외는 군악대의 연주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프렌치 의전장의
안내로 클린턴 대통령 내외와 첫 인사를 교환.

김 대통령은 클린턴 대통령의 환영사가 끝난 뒤 답사를 통해 "미국은
우리가 어려울 때 언제나 도움을 아끼지 않는 친구였다"고 회고.

김 대통령은 이어 "아시아의 경제위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클린턴
대통령의 역할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며 아시아 국가의 경제회생을
위한 미국의 역할을 강조.

김 대통령은 또 "한국도 한국전쟁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에 처했다"며
"한국 국민의 이목이 우리 두 사람의 회담에 집중돼 있다"고 의미를 부여.

<>.김 대통령 내외는 공식환영식이 끝난 뒤 클린턴 대통령 내외의 안내를
받으며 백악관 2층 블루 룸(Blue Room)으로 이동, 방명록에 서명하고
입구에서 한국측 공식수행원과 미국측 환영위원들을 접견.

김대통령과 클린턴 대통령은 이어 클린턴 대통령의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
(Oval Office)에서 40분동안 단독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에는 우리측에서 박정수 외교통상부장관, 이홍구 주미대사,
임동원 청와대외교안보수석, 권종락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이, 미국측에선
엘 고어 부통령,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버거 안보보좌관 등이 배석.

양국 정상은 단독정상회담을 가진 뒤 범죄인인도조약과 항공자유화협정
서명식에 참석.

서명식 후 두 정상은 공식 수행원들이 배석한 가운데 40분 동안
확대정상회담을 개최.

김 대통령은 정상회담후 국무부 8층 외빈식당에서 고어 부통령이 주최한
오찬에 참석.

김 대통령은 고어 부통령의 환영사에 이은 답사에서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보편화되도록 미국이 능동적 역할을 수행한다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

<>.김 대통령은 9일 밤 정상회담을 앞두고 숙소인 영빈관에서 공식
수행원들을 소집, 심야회의를 주재하고 정상회담의 성과를 높이기 위한
대책을 숙의.

이날 회의에서는 양국 실무자간에 협의된 내용을 주로 논의했는데 "협의
내용이 상당히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박지원 청와대대변인이 대통령수행
취재단에 미리 귀뜸하기도.

<>.이에 앞서 9일 오전 워싱턴의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김 대통령 초청
교민리셉션은 워싱턴 인근 교민 1천여명이 행사 시작 1시간전부터 행사장을
꽉 메운 가운데 진행.

김 대통령은 30여분간의 격려사를 통해 자신과 워싱턴 지역과의 각별한
인연을 여러차례 강조하자 교민들이 박수와 환호로 열렬히 환영, 연설이
10여 차례나 중단되기도.

한국 경제의 개혁의지와 관련해 김 대통령은 "내 형제나 혈육들일지라도
세계와의 경쟁에서 못 이기면 망하도록 하겠다는 각오"라고 말하며
세계경제시대의 정신무장을 강조.

김 대통령은 또 "여러분이 돕고 협력해야 한다"며 교민들의 지원을
호소한 후 교민들의 국내보유 부동산문제 해결과 본국왕래의 간소화문제
등을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다짐.

격려사를 마친 김 대통령은 후원 뜰에 마련된 헤드테이블로 가 건배를
한 뒤 이희호 여사와 5분여동안 뜰을 돌며 "아메리칸 드림"을 이룬
유리시스템즈 김종훈 사장 등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격려.

이날 리셉션에는 LPGA(미국 여자골프협회) 맥도널드대회에서 우승한
골프선수 박세리양이 참석해 인기를 한 몸에 받기도.

김 대통령은 격려 연설이 끝난 뒤 헤드테이블에 서 있는 박 선수와 인사를
나누면서 "얼굴이 이쁘게 생겼다"며 "참 기특하다"고 칭찬.

<>.정상회담을 위해 대한항공 특별기편으로 이날 오전 워싱턴 근교
앤드루스 미공군기지에 도착한 김 대통령은 기내에서 이홍구 주미대사와
프렌치 미국 의전장의 영접을 받았다.

김 대통령은 또 환영나온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미대사, 아더 리트
앤드루스 공군기지 비행단장, 스탠리로스 미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
등과 차례로 인사.

김 대통령은 이어 이 대사의 안내를 받아 김성래 워싱턴 한인연합회장,
공명철 북버지니아 한인회장, 이민휘 미주총연합회장 등 이 지역 동포대표
15명과 차례로 악수.

<>.김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51차 국제축구연맹(FIFA)
총회에서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제프 블래터 회장에게 전문을 보내 축하.

김 대통령은 축전을 통해 "귀하의 국제 스포츠계에 끼친 업적과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노력을 잘 알고있는 나와 우리 국민은
이번 FIFA 총회의 결정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

김 대통령은 또 "앞으로 축구를 통한 인류화합과 세계평화, 특히
남북한간의 화해에 더욱 기여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부연.

< 워싱턴=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