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호재, 긴악재"

증권전문가들은 선물만기일을 전후한 선물시장 동향이 현물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이같이 평가하고 있다.

최근월물인 6월물의 만기일은 11일.

기존 매도차익거래 청산을 위한 현물주식 매수가 주가에 커다란 호재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10일현재 매도차익거래 잔고는 모두 9백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신고되지 않은 물량까지 합하면 1천4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중 대부분이 9월물로 이월(Roll Over)되지 않고 이날 청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KOSPI 200 구성종목의 변경, 특히 한전의 싯가총액반영비율이 49%에서
1백%로 늘어나 매도차익거래 포지션을 9월물로 옮기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선물 딜러들은 "기존 현물바스켓으로는 지수흐름을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며 "이같은 트레킹에러(Tracking Error)를 막기 위해서는 현물바스켓을
청산하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또 상당수 증권사들이 매도차익거래를 위해 빌려온 주식을 이날 갚아야
한다는 점도 이월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선물 딜러들은 "대부분 증권사들이 빌린 주식을 만기일인 11일에 되갚기로
했다"며 "결제를 위해 주식을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주가엔 대단한 호재다.

그러나 선물과 연계된 호재는 단 하루짜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차근원물인 9월물이 최근월물이 되는 12일부터는 사정이 1백80도 달라지게
된다.

9월물은 이론가에 견주어 형편없이 저평가돼 있다.

정상적인 주가흐름이라면 9월물 가격은 당연히 6월물보다 높아야 하지만
6월물 보다 낮은상태가 1주일째 지속되고 있다.

현물과의 괴리율도 10%를 넘어 매도차익거래가 가능한 1.5%를 휠씬 웃돌고
있다.

보람증권 관계자는 "12일 이후부터는 무위험수익을 노린 매도차익거래가
다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렇게 되면 선물과 연계된
현물매도가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을 압박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큰 폭의 9월물의 저평가 현상은 현물투자자의 투자심리를 얼릴
것으로 보인다.

선물 9월물이 저평가됐다는 것은 외국인투자자 등 시장 참가자들의 장세관이
비관적이라는 얘기다.

선물 딜러들은 이에따라 "당분간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기대할 수 없고
6월물 청산이후의 장세도 어둡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조성근 기자 trut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