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김대중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큰 성과를 거둔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한국시간으로 어제밤 열린 두나라 정상회담의 성과는 미국이 한국의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을 다짐하고, 한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에 진력할 것을 다짐함으로써 한.미간의 동반자 관계를 더욱
다졌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사실 지금은 한.미 두나라의 협력강화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한국의 당면한 경제난 극복에 미국의 지원이 결정적인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또한 인도네시아 수하르토정권의 붕괴를 전후한 이른바 "아시아적
가치논쟁"및 인도 파키스탄의 잇따른 핵실험 강행으로 그동안의 핵확산방지
노력이 위기를 맞는 등 미국의 지도력도 곳곳에서 시험받고 있다.

이럴때 두나라 정상이 만나 상호협력을 다짐한 것은 큰 의의가 있다.

구체적으로 경제협력에서 한국은 <>한미투자협정 체결합의 <>미국의
2선 지원자금 재확인 <>미국 해외민간투자공사(OPIC)의 대한투자보증 재개
<>미국의 대한투자조사단 파견 <>한미 항공자유화협정및 범죄인인도조약
체결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얻었다.

이는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과 경제개혁 의지및 김대통령의 탁월한
지도력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결실이라고 할수 있다.

내달에 체결키로 이번에 합의한 한.미투자협정은 단순히 과실송금을
보장하는 기존의 투자보장협정과 달리 투자절차와 대상업종에서 외국인
투자가에게 내국민 대우를 해주는 것으로 국내외의 우리의 개혁의지를
확실히하는 동시에 미국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의미가 있다.

또한 지난 91년 한국의 노동권보호가 국제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중단됐던 OPIC의 대한투자보증 재개 역시 개선된 한국의 투자환경을
대외적으로 확인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필요하다면 적절한 조건하에 금융지원을 제공한다"는 클린턴 대통령의
2선 지원자금 재확인도 제2의 외환위기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심리적
안정효과가 지대하며, 대한투자조사단 파견도 한국의 개혁노력을 지지한다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실질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이밖에 두나라 정상은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유도하기 위한 한미간의
공조유지및 미국의 단계적인 대북경제제재 완화에 합의함으로써 지난
93년이후 북한핵문제 해결을 둘러싸고 표출돼왔던 한미간의 갈등과 이견을
말끔히 해소했다.

또한 클린턴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상호보완적인 역할분담에 합의한 것도 주목할만
하다.

이제는 이번 외교성과를 바탕으로 한.미관계를 한차원 더 발전시키는 한편
경제난극복을 위한 거국적인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과제만 남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6월 11일자 ).